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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생이 힘들다면 이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by 황상열

나에게 2012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내 인생 자체가 붕괴가 시작된 시기였다. 해고를 당하고 집에 칩거하면서 말로만 듣던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 일본어로 ‘히끼꼬모리’로 더 알려져 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두려웠다.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한숨을 땅이 꺼질 정도로 쉬는 내 모습을 보고 가족들도 같이 힘들어했다. 누워만 있었다. 밥도 혼자 몰래 먹었다. 낮에 가족들이 없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몰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밖에 나갔다.


이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나를 찾던 수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들이 힘들 때 바빠도 발벗고 도와주었지만, 정작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참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소수 지인과 친구들, 가족의 응원으로 조금씩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인과 친구들도 내 넋두리를 들어주기만 할 뿐이지 그 이상은 없었다. 계속 만날때마다 나 혼자 힘든 이야기만 했다. 그들도 나와의 만남을 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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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혼자 남게 되었다. 눈을 뜨는 것이 싫었다. 이대로 삶을 마감해도 좋다는 생각을 조금씩 했다. 그러나 가족들을 두고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나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더 이상 이렇게 시간만 보내고 인생을 낭비할 수 없었다. 참으로 힘들었지만 인생을 바꾸어 보기로 결단했다. 책을 먼저 읽고 거기서 나온 내용을 적용했다. 거기에 읽었던 책 중에 인생이 힘들다면 글을 한번 써보는 것도 좋다는 조언도 있었다. 글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만날 사람도 많지 않다보니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았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통해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감정이 가는대로 어떤 내용이 생각나는 대로 끄적였다. 그러다가 어떤 글쓰기 책에서 이런 질문으로 한번 써보면 인생이 힘든 순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질문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떤 꿈을 가지고 남은 인생을 살고 싶은가? 지금 살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왜 그런가? 어린시절의 꿈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방치된 블로그에 매일 글로 옮겼다. 그 답은 인생의 정답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해답이었다. 그렇게 답을 쓰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인생이 힘든 당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잠시 멈춰서서 위에 소개한 질문을 읽어보고 답을 찾아보자. 그 답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종이를 펼쳐놓고 질문을 적어보면서 다시 한번 고민하자. 답을 찾는 그 순간부터 당신의 인생은 이미 근사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인생이란 우주에서 자신만의 우주선으로 여행하는 것만큼 멋진 일이 또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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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작품이 됩니다. 닥치고 책쓰기 13기 모집중입니다.

https://blog.naver.com/a001aa/222936100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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