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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과 고통이 클수록

by 황상열

시간이 나면 유튜브 영상으로 강의를 많이 보는 편이다. 다른 강의를 찾다가 우연히 그룹 GOD 콘서트를 보게 되었다. 이번에 데뷔 23주년 기념으로 콘서트를 진행한 듯 하다. 개인적으로 그들의 노래를 참 좋아하던 터라 오랜만에 감상했다. 그 영상을 보고나서 알고리즘을 타고 들어가다가 GOD 멤버이자 배우로 더 활동하고 있는 윤계상의 한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인터뷰라기 보다 멤버에게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다.


“내가 연기자가 되려고 GOD에서 탈퇴한 게 아니었어.”


이 한 마디에 다른 멤버들은 믿지 못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윤계상은 말을 이어나간다.

“우연한 기회로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 그런데 그 시기에 내가 팀을 나간 이유가 연기자가 되려고 GOD를 탈퇴했다는 이야기가 돌더라. 난 그런 게 아닌데, 여기서 내가 해명을 하게 되도 일이 더 커질 것 같아서 침묵을 택했어.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너희들도 나를 믿지 않더라구. 팬들은 나를 배신자라고 욕하고.. 그런 게 아니었는데 말야. 8년동안 너무 고통스러웠어. 연예인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그 말을 듣는 멤버들은 윤계상이 배우가 되기 위해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가 그의 솔직한 고백에 많이 놀라고 당황하는 눈치였다. 너무 친하다 보니 가만히 있어도 다 믿어주고 감싸주며 이해할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해만 더 커지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이다.


“다시 돌아가자. 좋았던 시절로. 이제 오해도 풀고 다시 시작하자.”


윤계상의 마지막 한마디에 멤버 들은 오열했다. 그 다음은 당연히 재결합 후 지금 멋지게 활동중이다. 다른 영상에서 윤계상은 이 시기가 정말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매일 같이 밥먹고 장난치고 함께 활동하던 사람들이 곁에 없으니 너무나 괴로웠다. 연예인 생활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큰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시련과 고통이 클수록 인생의 농도는 더 깊어진다는 멘트를 남겼다. 그 말을 들으면서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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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나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하루하루 겨우 버티는 정도였다. 나 지금 너무 아프다고 아무나 붙잡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 매일 술을 마셨다. 취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좋았다. 다시 술이 깨면 숙취와 함께 다시 고통이 시작된다. 몸도 아프지만, 마음의 병이 더 심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내야 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조금씩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그 시절의 고통이 떠오른다. 큰 돌덩이 하나가 나를 짓누르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글을 쓸 수 있었다. 또 시련과 고통이 컸기 때문에 내 삶의 농도도 깊어지게 되었다.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지금 혹시 인생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가? 시련과 고통으로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그 시련과 고통이 클수록 반드시 더 크고 근사한 기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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