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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한계를 남들이 결정하지?

by 황상열

지난 일요일 밤 10살 둘째아들이 토트넘과 첼시의 축구 경기를 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간만에 옆에 앉아서 보기로 했는데, 손흥민 선수가 선발이 아니라 교체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갑자기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내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라고 아들 손에 쥐어주고 나서 간만에 텔레비전을 켰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드라마 <대행사>의 마지막회를 보게 되었다. 대략 줄거리는 기사나 유튜브 짧은 영상을 보면서 알고 있었다. 흙수저 출신의 여자가 광고대행사 임원이 되어 최고 대표까지 가게 되는 여정을 그린 내용이다. 주인공은 연기파 배우 이보영이 맡았다.


역시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마지막회는 회장의 딸 강한나 상무를 주인공 고아인 상무(이보영 분)가 주주총회에서 PT를 가르치는 모습부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고아인 상무는 강한나 상무를 돕게 되어 대기업 광고대행사의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대표이사직을 버리고 자신의 작은 광고회사를 차려 고군분투하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이젠 정말 자기가 만든 회사의 오너가 된 고아인 상무를 믿고 따라온 전 직장 부사수가 이렇게 물어본다.


“그 좋은 대기업 대표 자리를 버리신거 후회 안하세요?”

“왜 내 한계를 남들이 결정하지?”

대행사.jpg

고아인 상무가 이 대사를 하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끝이 났다. 저 대사를 딱 듣는 순간 잠이 확 깼다. 결국 대기업 대표이사까지 올라갔지만 자신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보니 박차고 나와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다. 진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고아인 상무처럼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시도하면서 뛰어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할 수 있는 역량과 능력도 충분한 데 미리 자신의 한계를 그어놓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 나도 어떤 상황에 따라 전자가 되거나 후자를 선택하기도 한다.


2030 시절의 나는 목표는 컸지만 현실에서 내 한계를 그었다. ‘내가 무슨 부자가 되겠어?’, ‘내가 과연 책을 쓸 수 있을까?’, ‘그래, 이 큰 프로젝트를 내가 어떻게 하겠어.’ 등등 먼저 한계를 정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크기가 바로 한계의 크기였다. 생각하면 질문을 하게 된다. 위의 질문은 생각하지 않고 포기하는 질문이다. 미리 포기하고 단정지어 버리니 자신의 바라보는 그 수준에 머무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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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전후로 만났던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나의 한계를 깨보기로 했다. 남들이 다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어떻게든 매일 조금씩 글을 썼다. A4 한 장 기준으로 5줄 이상 쓰지 못했던 내가 한 달 만에 1장을 꽉 채웠다.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으로 내 한계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도 계속 내 한계에 도전하고자 한다. 올해에도 새롭게 많이 배우고 있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현실에 직접 적용하면서 조금이라도 성과를 내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시선과 생각의 크기를 키워보자.


생각과 시선의 크기가 커질수록 한계를 깨는 확률이 높아진다. 부디 먼저 한계를 긋지 말고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믿어보자. 한계를 깨는 것이 당신의 성장이다. 한계를 넘을수록 근사한 인생이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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