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쯤은 밀물이 밀려온다

by 황상열


한국 남자라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다른 친구들이 육군으로 입대할 때 나는 공군에 자원해서 군대 생활을 시작했다. 방공포 특기로 청주에 있는 비행단에 자대 배치를 받았다. 1년 후 서산에 있는 비행단으로 레이더 운용병으로 보직을 바꾸어 전근을 가게 되었다. 레이더 운용병 교육을 받으면서 이미 레이더를 사용중인 다른 비행단에 교육을 받으러 갔다. 장소는 바닷가 근처에 있는 강릉에 위치한 비행단이다.


하루종일 교육을 마치니 어느새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비행단내 숙소가 바닷가와 가까웠다. 잠이 오지 않아 잠깐 나와서 어둠이 짙은 밤바다를 지켜보았다. 교육장소로 이동하면서 봤던 바닷가는 온통 모래사장이었다. 썰물 시간이라 실제 바닷물은 저멀리 보였다. 잠시 모래를 밟아보았다. 오랜만에 해수욕장에 온 느낌이었다. 좀 더 있고 싶었지만, 교육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얼른 빠져나왔다. 그 느낌이 아쉬워서 밤에 다시 나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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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니 밀물 시간이라 모래 사장은 보이지 않았다. 온통 출렁거리는 바닷물 뿐이었다. 등대에 나오는 불을 제외하고 깜깜했다. 잔잔하게 파도치는 바다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이 군 생활이 언제 끝나고 제대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던 듯 하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어린 시절 가난했다. 돈을 벌기 위해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방문 판매일부터 시작했다. 집을 돌아다니다가 한 집에 들어갔을 때 카네기는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게 된다. 썰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난파당해 쓰러지는 배 한척이 있는 그림이다. 그 밑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반드시 밀물 때는 온다. 바로 그날, 나는 바다로 나갈 것이다.”


카네기는 그 글귀를 보고 다짐했다. 지금은 어렵지만 반드시 자신의 인생에도 한 번쯤 밀물이 들어오는 때가 있을 테니 지금 삶이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겠다고. 그렇게 조금씩 노력한 결과 그는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제대하고 나름대로 취업을 위해 준비하며 대학생활을 마무리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밀물은 없고, 썰물만 많았던 것 같다. 임금 체불, 나약한 마음과 정신 상태, 서툰 감정 조절 등의 여러 이유로 어느 한 곳에도 정착하지 못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내 삶에도 밀물이 들어올 것이라는 가슴 한 구석에 믿음이 있었다. 군 시절 강릉에서 봤던 밤바다가 생각이 났다. 밀물로 인해 바닷물이 풍부하던 그 풍경을 힘들 때마다 머릿 속에서 떠올렸다.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한 번쯤 내 인생에도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생이 확 바뀐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썰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여러 기회가 생기면서 계속 읽고 쓰는 삶을 통해 내 삶을 버티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계속 인생이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너무 좌절하지 말고 밀물이 들어오는 때를 기다리면서 묵묵히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 살아있는 한 반드시 인생에 한 번쯤 밀물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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