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Apr 14. 2023

발효할 것인가? 부패할 것인가?

“베테랑”이란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재벌 3세와 형사의 시원한 액션과 권선징악의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영화다. 악역으로 재벌 3세 역할을 맡은 젊은 배우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세상에 정말 저런 나쁜 재벌 3세가 있을법한 현실적인 연기에 박수를 쳤다.      

실제 생활에서도 사회 문제에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배우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마약 투입 등에 연루된 범죄자가 되어 구설수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의 칭송과 응원을 받던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부패” 시켰다.      


부패의 반대말은 발효이다. 발효의 정의를 보면 ‘효모나 세균 등 미생물이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여 알콜류, 이산화탄소 따위를 생기게 하는 작용’ 이라 나온다. 쉽게 이야기해서 어떤 음식을 오래 저장하다 보면 좋게 발효되어 다른 영양가가 있는 음식으로 탈바꿈한다. 우유가 치즈가 되거나 배추를 절여서 김치가 되는 원리가 바로 발효이다. 거꾸로 밥이나 찌개 등을 오래 놓아두면 상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부패다. 부패가 되면 음식을 버려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발효가 되어 은은한 성품과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스스로 타락하거나 나쁜 짓을 통해 사회에 큰 손해를 끼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위에 언급한 젊은 배우같이 스스로 인생을 부패시킨 케이스다.      


2030 시절의 나도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인생을 스스로 부패하게 만들었다. 일이 조금만 힘들면 징징대거나 불평 불만만 터뜨렸다. 스스로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것을 풀기 위해 내 몸을 학대했다. 매일 밤 술에 취해서 나의 정신과 육신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 여파로 심신이 망가져서 제대로 일상생활을 못한 날도 많다. 그렇게 지내면서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하다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어떻게든 다시 살고 싶었다. 더 이상 내 자신을 부패시키기 싫었다. 좋은 음식으로 다시 발효하여 거듭나고 싶은 꿈이 생겼다. 그 도구가 나에게 독서와 글쓰기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 인생을 조금씩 좋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나쁜 버릇은 조금씩 남아 있지만, 예전보다 확실하게 발효되어 인생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얼마나 더 살지 모르지만 남은 인생 만큼이라도 계속 조금씩 발효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읽고 쓰는 삶을 전파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끝이 없는 터널에 빠져 헤메고 있거나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다면 잠시 멈추어보자. 그 자체가 당신의 인생을 부패시키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그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한다면 이제 발효가 시작되는 것이다. 계속 부패할 것인가? 다시 발효할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인생은 기적으로 갈지 바닥으로 내려갈지 결정된다. 한번 사는 인생! 발효시켜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발효 #부패 #한걸음부터천천히 #자이언트라이팅코치 #닥치고글쓰기 #돈 #인생 #현실 #삶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마흔이처음이라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에 한 번쯤은 밀물이 밀려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