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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23. 2023

감정도 잘 표출해야 살아갈 수 있다.

얼마 전 20대 유명한 아이돌 멤버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새 젊은 아이돌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기사를 보니 꽤 유명한 사람인 듯 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모한다는 점이었다. 자세히 보니 인성과 태도가 바른 친구였던 것 같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놀라서 바쁜 자신의 일상을 멈추고 빈소로 달려가는 사람이 많다는 점은 평소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와 같이 일을 했다는 한 스태프의 한 마디가 내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저는 예술가들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함께 일했던 경험으로 보면 오후나 한밤중에 항상 가장 먼저 나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이다. 항상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라고 말하는 예의 바르고 착했던 아이다. 우리한테 명령한 적 없다. 대신 그는 항상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정중하게 물어본다.”      


이 글만 읽어봐도 자신이 좀 손해보더라도 타인을 배려하고 맞추는 성격이다. 그리고 항상 먼저 인사했다는 것도 예의와 태도를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은 잘 드러내지 않았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자신의 힘든 부분은 철저하게 숨긴 셈이다. 내 경험상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계속 쌓아두면 언젠가는 한꺼번에 터지는 날이 반드시 온다. 

     

밖으로 분출하지 못한 감정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 표출이 되고 만다. 그것이 정말 심하면 이 세상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할 수 있다. 그가 죽기 얼마 전에 처음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힘들다고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해진다. 무슨 힘든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계속 쌓인 감정이 결국 참지 못한 것이다. 인기 연예인으로 살면서 매일 어떤 무거운 압박감이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이 인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자신의 실력을 계속 보여주기 위한 스트레스 등이 20대 중반의 청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것은 아니었을지.      


2030 시절의 나도 그랬다. 늘 상대방을 배려하고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았다. 정말 힘들지 않으면 힘들다는 이야기도 잘 하지 않았다. 싫은 소리를 들어도 꾹 참았다. 내 안의 감정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계속 쌓여만 갔다. 결국 술을 마시고 취할 때마다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생겼다. 예전보다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지만, 요새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      


감정을 잘 표출하지 못하자 인생의 나락으로 깊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감정을 밖으로 보낼 수 있는 어떤 수단이 필요했다. 그것이 마흔 전후에 만난 글쓰기였다. 감정이 힘들 때마다 노트북을 켜고 있는 내 마음에 낙서하듯이 솔직하게 써나갔다. 격정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기도 한 글이 나왔다. 그렇게 한 편의 글을 쓰고 나면 속이 후련해졌다. 나만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도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20대 중반의 착하고 유명한 젊은 아티스트도 자신의 감정을 너무 쌓아만 두지 말고 잘 분출했다면 그렇게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너무 안타깝다. 나는 앞으로도 내 속에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생길 때마다 글을 쓸 것이다. 감정을 잘 표출해야 잘 살아갈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자신만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도구를 하나씩은 가져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젊은 친구들이 자신의 감정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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