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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24. 2023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중학교 시절 비디오 게임에 한창 빠져있었다. 지금은 레트로 게임기로 유명한 닌텐도사의 “수퍼패미컴” 게임기를 가지고 있었다. 시험에서 1등한 결과로 부모님이 큰 마음먹고 사준 게임기다. 게임기가 처음 집에 왔던 날은 첫 책 출간했던 날처럼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기뻤다.      


액션, 슈팅 등 많은 게임 장르가 있다. 그 중에 나는 특히 롤플레잉 게임을 좋아했다. 주인공이 주어진 각각의 퀘스트를 깨면서 성장하면서 아주 강한 마지막 보스를 깨는 이야기가 롤플레잉 게임의 기본 골격이다. 특히 일본 스퀘어 사에서 나온 <파이날 판타지>, <프론트 미션>, 캡콤 사의 <브레스 오브 파이어>, 반다이 사의 <수퍼 로봇 대전> 등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하지만 마지막 보스를 만나기까지 수많은 퀘스트와 미션을 거쳐야 한다. 처음부터 한 번에 클리어 하면 좋은데 그렇게 쉽지가 않다. 장비를 다 맞추고 딱 한 번만 공격하면 보스를 물리칠 수 있는데, 역공을 맞고 “Fail”, “Game over” 가 화면에 뜬 적도 부지기수다. 그럴 때마다 어린 마음에 나에게 이런 어려운 게임은 맞지 않다고 포기한 적도 있다. 보스를 이기지 못하고 그 퀘스트를 깨지 못한 죄책감에 혼자 소리를 지른 적도 많다.      

그래도 마지막 보스를 만나고 싶었다. 지면 계속 도전했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했다. 시간이 걸려도 하나 하나 나아가다 보니 결국 마지막 보스를 만나고 전체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었다. 보스를 이긴 후 게임의 엔딩 장면을 보는 순간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제 10살이 된 둘째 아들도 나를 닮았는지 게임을 좋아한다. 일주일에 시간을 정해놓고 주로 축구게임을 진행한다. 지금은 익숙해서 곧잘 상대방을 이기지만, 처음에는 계속 지니까 짜증을 냈다. 게임기를 던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한번 시도해 보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혼자 몇 번씩 시도해 보니 이기는 횟수가 많아지자 얼굴이 밝아졌다.     


2030 시절의 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바로 포기할 때가 많았다. 자격증 시험이나 회사 업무, 일상생활 등에서 한번 실패하고 나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았다.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익숙한 방법만 다시 찾았다. 어떻게 보면 쉬운 길만 찾아서 다녔는지 모른다. 시도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도 발생하지 않는다.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쩌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같다.      


마흔이 넘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많은 실패를 하면서 다시 시도하고 들이댄 결과이다. 인생은 계속 실패하고 시도하면서 쌓여가는 일상의 합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만의 멋진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들이대고 시작하는 것이 첫 번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오늘 하루도 좌충우돌하면서 결국 승리하는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대가 바로 진정한 “미친 실패력”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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