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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26. 2023

사실상 인생에서 내 것은 없다

며칠 전 80~90년대를 풍미한 개그맨이 먼 타국에서 사망했다. 자기가 투자했던 병원에서 링거를 맞다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기사에서 확인했다. 확실한 사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어린 시절 그의 토크쇼를 보면서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나면서도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서는 허무함이 같이 느껴졌다.      


그 개그맨도 승승장구하던 시절에는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모든 것을 원하면 다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자신의 실력이 있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쥘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부터 조금씩 기고만장 하면서 자아도취에 빠지기도 한다. 겸손은 갖다 버린지 오래다. 거만함이 몸에 배어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많이 소유할수록 욕심이 더 커지는 것이 사람이다. 쟁취할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오히려 움켜쥔다. 내 것이라고 계속 믿으면서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부와 명예가 생길수록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점점 더 불안해진다. 이 많은 것을 남기고 그냥 떠나게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30대 중반 시절 다니던 회사에서 월급이 밀리자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었다. 이미 몇 차례 이직이 있다 보니 쉽게 그만둘 수 없었던 나는 엉겁결에 공석이 된 팀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팀장이 되고 나니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월급도 오르고 권한도 생겼다. 물론 그에 따른 책임도 당연히 따르게 된다. 갑작스런 부와 명예가 생기자 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겼다. 의욕적으로 팀장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처음에는 몇 개 일도 수주하고, 진행되는 프로젝트도 일이 잘 풀렸다. 반년이 지나자 일도 익숙해졌다.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아졌지만 내 마음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 즐거웠다. 점점 초심을 잃고 거만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사람들을 하대하거나 무시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 자리가 영원할 줄 알았다.      

1년 만에 팀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해고통보와 함께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주변에 그렇게 많았던 사람들의 연락도 하루 아침에 끊겼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몇 달 동안 우울증에 빠져 칩거했다.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인생에서 내 것은 원래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현재 이 순간 나에게 찾아온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있을 때 소중하게 잘 다루어야 한다는 것도 같이 깨달았다. 길어야 100년도 못사는 인생인데, 천 년 만 년 살 것처럼 모든 것을 움켜쥐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잠시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잠시 빌렸다고 생각하고 떠나갈 때는 다시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원리라고 한다. 부디 너무 욕심내지 말고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고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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