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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09. 2018

2% 부족하고 모자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없다.

학창시절부터 공부는 곧잘 했지만 소위 sky에 갈 실력은 되지 않았다. 집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스스로도 욕심이 나서 무작정 공부했지만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늘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달고 살았다. 나보다 성적이 나은 친구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24시간 내내 고민했다. 안 그래도 예민한 성격인데 계속 고민하다 보니 두통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달고 살았다. 결국 입시에 실패했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역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지만, 시험을 보면 성적은 늘 중간이었다. 나와 맞지 않는 과목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게 맞는데, 그냥 죽자 살자 덤벼들었다. 그렇다보니 여전히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았다. 또 이제 성인이라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만 들이부었다. 술이 깨고 나도 왜 그들을 이길 수 없을까 한탄만 했다.


취업을 했다. 작은 설계회사를 다니면서 대기업과 공기업에 들어간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그들만큼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서 왜 나는 이럴까 한탄만 했다. 늘 일은 하고 있지만, 나도 공기업이나 대기업을 가고 싶어서 몰래 취업사이트를 보면서 이력서를 던지곤 했다. 결과는 다 실패였다. 내가 가고자 하는 명확한 방향성도 없아 그냥 대기업이나 공기업 간판을 달고 싶어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않고 묻지마 지원을 하니 당연히 될 리가 없다.


친구들과 어떤 내기를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게 남들 다하는 게임이나 놀이는 할 줄 알면서도 그렇게 뛰어나게 잘하지 못했다. 어린시절 팽이치기나 구슬치기를 할때도 커서 당구나 스타를 하면서도.. 내기에 지는 것이 늘 당연할 정도였다. 그래도 이기고 싶은 마음은 커서 겉으로 표현은 못했지만 속으로 그 분을 삭히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마음 졸이면서 그 게임이나 놀이에 집중하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가지지 못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부족하고 모자란 점은 고쳐나가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했다. sky를 못갔다고..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을 못했다고.. 친구들과 내기에서 늘 졌다고 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이 잘못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더 완벽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오히려 더 즐겁고 잘 살 수 있는 내 인생을 더 망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2%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많은 내가 좋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물어보면 그만이다. 상대방이 나보다 더 나은 점이 있으면 조금은 부러워할지언정 그건 나의 것이 아니므로 포기하면 그만이다. 어느 누구나 다 잘할 수는 없다. 분명 그 사람에게도 모자라거나 부족한 점은 있다. 그것을 다 잡으려고 했던 내가 왜 그렇게 머리 아프게 살았을까 하는 아쉬운 점도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자라고 부족한 점은 인정하면서 자기만의 즐거운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부족하게살아도괜찮아 #조금은모자라게살자 #단상 #나를채워가는시간들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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