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Jul 09. 2018

[단상] 나를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자..

어릴때부터 고집과 자존심만 세고 자존감이 낮았다. 남들보다 잘하는 것도 분명히 있는데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나보다 더 잘난 사람만 보면 질투와 열등감을 느끼곤 했다. 학창시절에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지만, 늘 나보다 성적이 앞섰던 친구에게 접근해서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남발했다. 결국 그 친구는 명문대를 가고 나는 못가게 되자 안 그래도 낮았던 자존감은 증발해 버렸다. 대학에 들어가서 놀면서도 나보다 더 나은 동기들을 부러워만 했다. 그 동기가 가진 부유한 재산등만 보고, 가지지 못한 우리집과 부모님을 원망하는 날도 많았다. 
   
작은 설계회사에 취업하고 사회생활을 할 무렵에도 착실하게 준비해서 공기업, 대기업 및 공무원이 된 친구들과 비교하여 왜 나만 이럴까하고 한탄만 했다. 그렇게 술만 퍼마시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냥 돈은 벌어야 하니 욕은 안 먹을 만큼 억지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나마 적성에 맞아 조금씩 일에 대한 재미를 붙여나갔지만, 여전히 나보다 몇 배의 연봉을 받는 친구들을 보면 한없이 작아졌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2012년 초 회사에서 잘리게 되었다. 현재의 내 모습은 과거에 내가 쌓아온 결과물이다. 늘 잘되는 남과 비교하여 부러워하고 신세한탄이나 하면서 잘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다. 35살에 백수가 되고 나서도 처음에는 세상을 원망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지 신도 같이 저주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과거 모습이 조금씩 내 잘못이란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늘 나보다 잘되는 남의 입장에서만 살다보니 황상열이란 내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만나는 시간이 없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나를 만나고 보니 한없이 못나 보였다. 남들하고 비교해도 가진 것이 더 많았는데, 왜 꼭 나보다 잘난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이 가진 것만 보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불평불만만 했는지 부끄러웠다. 아직까지도 다 고쳐진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내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계속 가지면서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중이다. 
   
작년 어느 시점부터 남들이 가진 장점은 그들의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포기했다. 출·퇴근할 때, 출장중에 이동할 때,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일어날 때 그 시간을 이용해서 나와 만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보고 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남과의 비교는 중단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집중했다. 바닥까지 갔던 내 자존감도 조금씩 올라갔다. 스스로 나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외치면서 내 자신을 더 사랑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혹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 힘들고 지친 심정도 일단 그대로 느껴본다. 그리고 온전하게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를 만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질 것이라 믿는다. 일단 자기 자신부터 챙겨야 남에게도 더 잘 대할 수 있고, 다른 일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남은 오늘도 나는 내 자신에게 잘 살아주어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만나는시간을많이가져보자 #나를만나는시간 #단상 #나를채워가는시간들 #황상열 

매거진의 이전글 [에세이] 나는 포졸 3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