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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y 06. 2023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19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가 있다. 이름은‘기 드 모파상’이다. 에밀 졸라 등의 영향을 받아 현실주의 글을 써서 20대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글쓰는 재능이 타고났다. 이런 사람을 보면 배가 아프다. 아무리 글을 잘 쓰고 싶어 연습해도 모파상 만큼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그의 책에 나오는 문장이나 구절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탄했다.      


20대에 이미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된 모파상은 “벨 아미”라고 명명된 자신의 요트를 소유했다. 지금도 요트는 부의 상징이다. 프랑스 여러 지역에 자신 소유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는 여성과 쾌락에 탐닉하다가 성병에 걸리게 된다.      

그 후유증으로 뇌가 망가졌다. 자꾸 환각에 빠지다가 1892년 더 이상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자살 시도를 하게 된다. 그 전에도 이미 자신의 오줌을 모아 성스러운 물이라고 여기자 주변 사람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를 정신병원에 가두게 된다. 병원에서도 발작을 일으키고 난동을 부리다가 정상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42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게 된다. 그가 묻힌 묘비명에는 이렇게 써 있다.  

    

“나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젊은 나이에 이른 성공을 거두어 부자가 되어 명예까지 챙겼지만, 그는 행복하지 못했다.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어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던 그는 쾌락에 빠졌다. 지금으로 치면 술과 여자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패가망신한 꼴이다. 모든 것을 가지게 되었지만, 죽음의 끝에서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고 고백한 모파상이다.      

2030 시절의 나도 그랬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나만의 직장이 있었다. 많지 않지만 돈을 벌고 있었다. 결혼도 하여 아내와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늘 나보다 잘 된 지인과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타인과 비교하면서 지내다 보니 그들이 가진 집, 차, 간판 등에 집착했다.      


나도 그들보다 못한 것이 없는데 초라하게 지내는 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했다. 모파상과 달리 나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 가진 것에 대해서 감사하지 않았다. 반대의 의미로 나에게도 남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내다 보니 당연히 인생이 망가질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인생을 살기 위해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서 인생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인생에 대한 태도를 잘 못 가지고 있었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다. 부와 명예를 다 가진다 한들 나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인생이다. 거꾸로 내가 그것을 가지지 못한다고 해서 계속 나 자신을 못살게 구는 것도 결국 남는 게 없는 삶이라는 것을. 두 개 모두 불행한 삶을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되는 순간 시작된다. 꼭 부자가 아니더라도 적당히 먹고 살 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 자체가 남는 것이다. 오늘 시간이 있다면 한 번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이 있는지 종이를 꺼내놓고 천천히 적어보자.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감사할 수 있다면 인생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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