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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07. 2023

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학생, 오늘 떨어지면 한 달 뒤에나 시험 봐야 해. 집중해서 꼭 한 번에 붙어!”     


21살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시절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다. 필기시험과 코스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가장 어렵다는 주행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주행시험을 보기 전 일주일 정도 강사와 같이 실제 도로에 나가서 연습하게 된다. 이제 진짜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 코스도 처음에 적응하지 못해 애먹었는데, 실제 도로에 나간다고 하니 더 긴장이 되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자 도로 주행도 익숙해졌다. 셋째 날은 가평까지 멀리 운전해서 다녀왔다. 이제 실제 시험에서만 잘 하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어려운 차선 변경도 마지막 날 연습에서 마스터했다. 하지만 역시 실제 시험 당일 아침이 되니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머니가 차려준 밥도 겨우 한 숟가락 떠서 먹고 나왔다.    

  

내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데 왜 그렇게 다리도 계속 후들거리는지.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운전석에 앉았다. 차 앞 유리가 뿌옇게 보인다. 손도 자꾸 떨린다. 나를 가르쳐 준 강사가 다음 시험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번에 꼭 합격하라고 소리쳤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떨어지면 또 시험 보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라는 의미였다.      

이번 시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동을 걸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그 동안 배운대로 운전대를 잡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마지막 위치에 도착했다. 운전에만 신경쓰다 보니 차가 멈추자 온몸의 힘이 빠졌다.  

    

눈으로 땀이 흘러내렸다. 중간에 차선 변경 2번 실패. 유턴시 속도를 멈추지 않는 등 몇 개의 실수가 있었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63점, 겨우 턱걸이해서 합격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배수의 진을 치고 시험에 임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회생활을 작은 토목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시작했다. 일이 많았다. 하루에도 끊임없이 3~4개의 지시가 떨어졌다. 야근이 일상이었다. 업무량이 많다 보니 한 번에 할 때 제대로 해야했다. 물론 상사가 보면 부족한 것 투성이라 2~3번 수정은 해야 했지만, 내 기준에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해서 업무가 주어지면 어떻게 한 번에 끝낼지 고민했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업무를 시작하게 되니 몰입도 잘 되었다.      


그 이후로 무슨 일이 주어지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임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못하면 나중에 하면 된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떤 일을 시작한다면 좀 더 거기에 몰두할 수 있다.      

기술사 시험에 결국 실패했던 것은 이번 시험을 망쳐도 다음 시험에는 잘 보면 된다는 쉬운 생각이 발목을 잡았다. 그 현재 시험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다. 반대로 첫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이 아니면 작가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 매 순간 글을 쓰는 데 집중했다. 퇴로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은 그 일 자체가 잘못되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이번에 하지 못하면 다음에 다시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당장 그런 생각은 버리자. 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생은 금방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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