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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06. 2023

 혼자 끝까지 뛰어야 합니다.

“아빠, 모르겠어. 어떻게 풀어야 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둘째아이가 연필을 던지며 나를 돌아본다. 얼굴은 또 찌푸려져 있고, 입은 삐죽 튀어 나와 있다. 잠깐 노트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던 나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수학 문제집을 풀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난 듯 하다.      


“자, 이건 이렇게 하면 돼. 하나씩 해 볼까?”

“아, 몰라. 아빠가 다 풀어줘.”

“네 숙제는 직접 해야지. 내가 어떻게 답까지 알려주냐?”

“안 풀어. 숙제 안 한다고!”     


아들은 문제집을 덮어버리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또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당장 들어와서 풀라고! 다시 들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 후에 들어와서 다시 앉았다.      

“아빠가 소리쳐서 미안해. 다만 숙제는 스스로 끝까지 해야지. 어떻게 하는지 방법만 다시 알려줄게.”     


다시 알려주니 하나씩 풀기 시작한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아들은 혼자서 끝까지 풀고 숙제를 마무리했다. 잘했다고 아들 머리를 쓰다듬고 다시 나는 방으로 들어왔다.      


책쓰기/글쓰기 수업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열심히 강의 듣고 실제로 글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직접 도와달라는 수강생도 있다. 어제 그가 메시지로 한 꼭지를 쓰려고 했는데, 첫 문장부터 막혀서 대신 써달라고 한글 파일을 보냈다. 우선 예시로 이렇게 한번 써보시면 좋을 것 같다 라고 정중하게 답신을 보냈다.      


그럼 그 다음에는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다시 메시지가 왔다. 강의할 때 다 알려드렸으니 영상을 다시 보시고 적용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더니 책쓰기 코치가 다 도와주는 거 아니었냐고 큰소리를 친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정중하게 제가 선생님 책을 대신 써드리면 그 책의 저자는 제가 되는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그건 또 아니라고 하니 그럼 이제 혼자서 초고는 끝까지 쓰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 더 이상 메시지는 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책쓰기 수업을 통해 초고를 쓰고 출간까지 했던 작가들은 혼자서 그 힘든 과정을 완주했다. 나는 중간에 강의와 코칭을 통해 그들이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만 했다. 결국 글을 써서 계약하고 퇴고를 거쳐 출간까지 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직접 실행하고 도전해야 한다. 혼자 힘으로 하지 못해 자꾸 타인에게 기대고 도움을 요청하다 보면 더 이상 발전과 성장할 수 없다.      

 아직도 혼자서 헤메고 있는가? 분명히 장애물이 있지만 계속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끝까지 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혼자서 끝까지 뛰어야 근사한 성과물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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