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Jun 11. 2023

당신은 어떤 중독자입니까

“오늘도 취했어? 웬만하면 좀 마시지마.”     


요새도 가끔 회사일이나 모임 등에 가면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하기도 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조금만 마셔도 취기가 금방 올라온다. 곱게 취하면 되는데, 마시고 난 후 실수도 많이 했다. 숙취가 오래가기도 한다.      

2030 시절에는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것을 풀기 위해 매일 술집을 찾았다. 맨 정신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것을 잊기 위해 취할 때까지 마셨다. 정말 주변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몰랐을 뿐이지 진정 “알콜 중독자” 였다.      


<도파민네이션>이란 책을 읽고 있다. 여기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 뇌에서 벌어지는 쾌락과 고통의 줄다리기는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누군가에게 즐거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 ‘중독 대상’을 가지고 있다. 쾌락과 고통은 동시에 생길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수 있다. 쾌락의 작용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계속 마시다 보면 고통이 수반된다. 쾌락과 고통의 저울이 평상시에는 균형을 이루지만 중독이 시작되면 어느 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그것이 꼭 나쁜 중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좋은 중독도 같은 원리로 작용한다고 <도파민네이션>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술을 마실 때는 즐겁지만, 깨고 나면 고통스럽다. 저울이 한 쪽으로 기운 결과이다. 위 구절에 사람마다 중독 대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가 즐거운 중독이 다른 사람에게 최악의 중독이 될 수 있다. 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술을 계속 권하면 안되고,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을 계속 헬스장에 데려가면 되지 않는 이치라고 보면 된다.      


자꾸 머리 아픈 일이 생기니까 그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도 일종의 중독이다. 연예인 김종국처럼 매일 운동을 과하게 하는 것도 중독이다. 하루종일 PC방에 쳐박혀 게임을 하는 것도 중독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 사실 중독은 어떤 결핍이 있을 때 그것을 채우기 위한 증상이라고 생각한다. 애정 결핍이 되면 그 사랑을 채우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유흥중독에 걸릴 수 있다.     


알콜 중독자였던 내가 그나마 좀 나아진 것은 두 가지에 중독된 결과이다. 즐거운 중독이다. 그것은 바로 독서와 글쓰기이다. 매일 조금씩 읽고 생각해서 그것을 글을 통해 정리하는 일이 참 좋다. 특히 글쓰기는 중증이다. 힘들어도 쓰고, 누가 뭐라해도 쓴다. 문제가 생겨도 기록해서 해법을 찾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중독을 가지고 있는가? 아무리 바르게 사는 사람이라도 자신만의 중독은 하나쯤은 꼭 있다. 나쁜 영향을 주는 중독은 버리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중독자가 되어보자. 중독이 꼭 나쁜 것만 아니다. 자신이 목표한 바에 미쳐서 중독이 되면 그것이 바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모두 같이 중독자가 되어보자.      

#중독자 #중독 #쾌락 #고통 #자이언트라이팅코치 #닥치고글쓰기 #돈 #인생 #현실 #삶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마흔이처음이라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먼저 쏘고 나중에 그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