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지금까지 8년째 글을 쓰고 있다. 나라를 구한 영웅이나 힘든 인생을 딛고 자수성가한 부자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인생의 굴곡이 겪었다. 11년 전 해고를 당했을 때 내 인생의 최대 시련기가 찾아왔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에게 남은 것은 가족을 제외하고 하나도 없었다.
모아놓은 돈도 없었다. 내 명의로 된 집도 없었다. 백수가 되니 당장 다음 달 생활비와 공과금, 갚아야 할 카드값 등이 걱정이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인생인데, 당장 수입이 없으니 죽을 맛이었다.
힘든 심정을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웠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했다.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죄책감이 컸다. 무거운 돌덩이가 내 어깨를 내내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얼굴은 늘 찌푸려져 있고, 언제 웃었는지 기억이 없다. 만날 사람도 없으니 내 속의 응어리는 풀 길이 없다. 계속 쌓여만 갔다.
집에 사람이 있으면 방에만 쳐박혀 있다. 아내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러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몰래 혼자 집 앞 공원에 나간다. 멍하니 풀린 눈으로 하늘만 쳐다보았다. 아침부터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크게 한숨을 쉰다. 나도 모르게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자꾸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라앉는 나의 감정을 컴퓨터를 켜서 한글창을 열어 쓰기 시작했다.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의 욕하기도 했다. 힘든 마음과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아무런 형식없이 마구마구 낙서하듯이 써 내려갔다. 그렇게 한참 쓰다 보니 내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타자를 치고 있는 내 손으로 눈물이 떨어졌다. 쓰다 말고 자판기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울었다.
매일 썼다.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을 바꾸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다시 한번 내 인생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타자를 쳤다. 독서하면서 그 책에서 적용할 점을 찾았다. 내 인생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것을 다시 글로 옮기고 하나씩 실천했다. 조금씩 인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매일 썼던 글이 모이기 시작했다. 내 인생 노트의 시작이었다.
매일 쓰다 보니 달라졌다. 내 성향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었다. 내 감정 상태도 많이 알아차리게 되었다. 상처받은 나의 영혼도 많이 위로받고 치유하게 되었다. 인생 노트를 만들다 보니 매일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등 고스란히 남았다. 그 순간의 기억은 사라지지만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지금까지도 잘 살아왔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희미하게 잊혀진다.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인생 노트를 만들어 삶을 쓰자. 나중에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인생 노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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