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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15. 2023

지금 삶에 지쳤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몇 주 전 주말 오후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교회에 가게 되어 혼자 집에 남게 되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는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작년 연말 대학교 강의 때 만난 학생이다. 강의가 끝나고 청중들이 모두 돌아갔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끝까지 남아 많은 질문을 던졌던 친구라서 기억이 났다.      


“작가님, 저는 00대 00입니다. 작년 연말 작가님 강의를 듣고 나서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것보다 작가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듣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전공공부는 하기 싫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작가님의 꿈을 찾는 과정과 힘든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듣고 조금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하려고 여러 기업을 두드려보고 있으나 쉽지가 않네요. 제 삶에 많이 지치고 힘들어요. 작가님 책을 보다가 생각나서 한번 메일 드렸습니다.”     


메일 내용을 보니 나의 20대 후반 4학년 마지막 학기 시절이 떠올랐다. 전공을 살리지 않고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역시 공대생이 전공 외에 다른 업종으로 취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매일 업데이트 하면서 취업 사이트를 돌면서 나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그 친구의 심정이 공감되었다. 얼마나 마음 졸이고 있을까? 가뜩이나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이 더 떨어질텐데 하는 걱정이 앞섰다. 주변에서 아무리 위로하고 좋은 말을 해주어도 그 유통기한은 길지 않다. 그 친구의 얼굴이 내 눈에서 그려진다. 고개를 푹 숙이고 미소가 사라진 그 친구의 얼굴이.     

나도 구직 기간이 길어질 때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부모님이나 동생이 좋게 말을 하는데도 대답은 단답형이었다. 하루는 동생이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만큼 빨리 취업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계속 서류나 면접에서도 떨어지자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어디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이 세상에 참 쓸모없는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밥을 먹는 날이 많아졌다.      


내 삶에 자꾸 치이고 지쳐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인생이 힘들 때 이렇게 해보라는 장면이 나왔다.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바로 따라했다. 바로 종이를 펼쳐놓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적기 시작했다. 자격증, 부모님, 동생, 내 것은 아니지만 편히 쉴 수 있는 집, 컴퓨터, 10,000원짜리 1장 등..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을 적어보았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적은 대상 하나씩 읽으면서 감사하다고 소리쳤다. 생각보다 나도 괜찮고 멋진 사람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대학생 친구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자신이 이미 가진 것과 장점을 쭉 적어보고, 하나하나에 감사의 인사를 남겨보라고. 현실은 힘들지만 지금까지도 잘 해왔으니 더 잘될 거라는 계시라고 생각하라고.  

    

마흔 중반이 된 지금도 삶에 지칠 때마다 다이어리나 일기장에 가진 것을 쓰고 감사인사를 남기고 있다. 여전히 욱하고 짜증내는 성향을 고치지 못했지만, 분명히 예전보다 예전보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졌다. 이만하면 잘 살고 있다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삶에 지쳤다면 위에 언급한 대로 오늘 한번 해보자. 분명히 가진 대상, 장점도 많다. 이미 당신 자체만으로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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