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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19. 2023

세상에는 이 두 가지만 있다



“00 자격시험에서 불합격 되었습니다.”     


문자를 보는 순간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잠도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했는데,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남들 다 합격하는 기사시험에서 2번이나 떨어졌다. 왜 떨어졌는지 원인을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내 노력이 부족했구나 라고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또 시험을 쳐도 합격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다. 대학교 4학년 졸업반 시절이었다. 나는 결국 전공 기사시험은 포기하고, 다른 컴퓨터 활용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에 돌입했다.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기술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우리나라 기술자라면 누구나 따길 원하는 최고의 자격증이다. 기술사 시험은 난이도가 높아 합격률이 낮다.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사회생활 시작한 지 8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주말에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야근도 많고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했다. 머리가 아프니 책을 펴도 내용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시험 합격을 위해 매일 조금씩 시간을 내어 공부했다. 2년 넘게 준비하고 4번의 시험을 쳤지만 모두 떨어졌다. 기술사도 나에겐 무리라고 판단했다. 결국 포기했다.      


그 시점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역시 나는 뭘해도 안되는구나 라고 자포자기했다. 나처럼 풀리지 않는 인생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하늘을 멍하게 쳐다보며 울부짖었다. 내 가슴 속에는 울분만 가득찼다. 내 머리 속에는 부정적인 생각만 끊임없이 떠올랐다. 온 몸에 힘은 없고 움직이는 것 조차 귀찮아졌다. 하루종일 누워만 있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죽고 싶었지만 다시 살아야 했기에 조금이라도 뭔가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다. 인생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책에서 길을 찾았기에 다시 한번 독서부터 시작했다. 읽는 수준이 아니라 책을 씹어먹었다. 어느 한 단어, 문장, 구절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풀리지 않는지 또 어떻게 하면 다시 해결할 수 있을지 밑줄을 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했다. 그것을 하나씩 실천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지속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무엇을 시도하면 성공과 실패가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한 가지가 틀렸다. 실패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말을 먼저 한 사람이 있었다. 최고의 MC로 군림하고 있는 바로 강호동이 이 세상에는 ‘성공’과 ‘과정’만 있다고 말했다.      


나는 두 번의 자격시험에서 몇 번 떨어진 것을 실패라고 여겼다. 다시 도전하지 않고 포기했다. 그래도 자격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기간은 과정이 되어 남았다. 그 과정 동안 공부했던 지식들이 남아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작가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쓰고 있다. 몇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크게 잘 된 책은 아직 없다.


 그러나 그것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계속 쓰고 출간하다 보면 언젠간 사람들이 알아줄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 과정이 지루하고 오래 걸릴지라도 상관없다. 8년 넘게 매일 쓰면서 오히려 배운 것들이 더 많으니까. 그 과정이 외롭고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안에 쌓인 모든 경험이 지금 내 인생을 더 빛나게 해주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가는 자만이 하늘이 허락해준 왕관을 쓸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성공과 과정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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