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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24. 2023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너 지금 몇 년 되었지?”

“16년 되었네요.”

“와 벌써 그렇게 되었어?”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더운 주말 오랜만에 유튜브 영상 하나를 재미있게 보았다. 혼성그룹 코요태의 리더이자 예능프로그램에서 개그맨보다 더 종횡무진 하고 있는 가수 김종민이 최고의 피디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나영석 피디가 운영하는 채널에 나와 이야기하는 영상이다. <1박 2일>의 연출자와 멤버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위 질문은 나영석 피디가 김종민에게 질문한 것이다.    

  

<1박 2일>에 출연한지 16년이 되었다. 시즌 1 원년멤버로 시작해서 시즌이 바뀌어도 유일하게 남은 멤버이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좀 어리숙해 보여 금방 하차할 줄 알았는데, 가장 오래 남게 되었다는 그의 미소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이렇게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어보니 언제든지 잘릴 수 있으니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니 제작진과도 신뢰가 생기고, 사건이 생겨도 살아남았다.      


16년 동안 좋을 때도 있고, 부침도 있었지만 한번도 자신에게 화를 내거나 한탄한 적은 없다는 그의 말에 나는 좀 부끄러웠다. 일이 조금만 잘 되지 않으면 인상이 찌푸려져서 불평 불만만 터뜨렸다. 그냥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또 혼자 억울하거나 부당하다고 느껴지면 참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감정 조절도 참 중요한데, 그게 쉽지가 않다.      

김종민을 보면서 인생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살아 남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버텨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강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매일 조금씩 글을 쓰고 있다. 8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는 것에 조금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2030시절에는 조금만 힘들면 회사를 박차고 나와 오랫동안 다니지 못했다. 이력서를 보면 지금 회사에 오기까지 평균 2년에 한 번 꼴로 이직했다. 1년 넘게 다니지 못한 회사도 3군데나 있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7년 넘게 다니고 있다. 7군데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내년이면 회사생활도 20년이 된다. 어디서든 한 곳에서 꾸준하게 오래 하는 사람이 가장 대단하고 강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깐다.      


글쓰기는 누가 뭐라해도 죽을 때까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쓰다보면 언젠가는 작가 세계에서도 강한 사람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한다. 꼭 그렇게 되지 않아도 된다. 매일 글쓰기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다.      


김종민도 힘닿는 데까지 <1박 2일>을 출연하고 싶다고 마지막에 밝혔다. 입수만 시키지 말라고 손사래 치는 그도 이제 많이 늙었다. 나 역시 힘닿는 데까지 읽고 쓰는 삶을 영위할 것이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도 많이 나눌 생각이다. 인생에서 가장 무섭고 강한 무기는 바로 “끈기”라고 생각한다. 계속 할 수 있는 용기와 힘만 가지고 있다면 인생의 어느 시잠에서 반드시 자신만의 영광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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