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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25. 2023

자신만 불행하다고 생각된다면



“정말 서울 하늘 아래 내가 일할 자리는 없나보다.”     


뭔가 먀악에 취한 듯이 눈이 풀린 한 남자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바쁘게 뛰어간다. 어떤 아주머니는 새벽부터 장을 한 가득 봤는지 두 손에 야채가 든 봉지를 가득 든 채 힘겹게 걸어간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중얼거렸다.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하고 되는 일이 없지?”     


멍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남자는 고개를 숙이더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도 눈에서 계속 주르르 흘러내렸다. 한참을 조용히 있던 남자는 사람들이 안 보이자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머릿속에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담은 채 천천히 한 걸음 한 음 내딛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아무 말 하지않고 인상만 찌푸리고 있는 내게 아내는 그만하고 마음 편하게 있으라고 말했다. 내 귀에 들리지 않았다. 이미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판단했다.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 혼자 외딴 섬에 떨어져서 거기를 빨리 빠져나와 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절망하는 모습과 비슷했다.      


이렇게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처참한 실패를 겪은 당사자가 나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될 사람은 아닌데 세상이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버렸다고 단정했다. 좀 더 기다려주지 않고 왜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를 몰라주는 남과 세상 탓만 했다. 큰 오산이었다. 세상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은 내 위주로만 판단했으니 당연히 불행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여러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니 인생을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만물이 내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좋을 때는 내가 잘해서 좋고, 안될 때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냥 일어난다. 내가 관여할 수 있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관점을 밖으로 향하거나 바꾸어 보자. 그러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냥 흘러가거나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관점을 내 밖으로 옮겨보자. 이미 일어나는 일은 일어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감정을 잘 바라보고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사실 요새 불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다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이미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편해졌다.      


10년 전 그 시기에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힘든 시절이 있었기에 이런 인생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만 불행하다고 여기지 말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도 말하지 못할 일은 꼭 하나씩 존재하니까. 관점을 바꾸면 인생이 좀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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