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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24. 2023

스스로 증명하면 그만이다

한 명의 선수가 솟구친다. 멋진 폼으로 뛰어올라 날아오는 공에 머리를 갖다 댄다. 그 공은 멋진 궤적을 그리면서 골대 안으로 들어간다. 상대편 골키퍼는 손도 쓰지 못했다.첫 데뷔전에서 첫 데뷔골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바로 이번 덴마크 미트월란 팀으로 이적한 조규성 선수의 이야기다.  

    

2022년 12월 월드컵 2차 예선 가나전에서 보여준 헤딩골과 유사했다.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몇 번을 다시 돌려봤는지 모른다. 월드컵의 깜짝 활약으로 조규성 선수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우리나라 K리그 전북 현대 소속으로 월드컵이 끝나면 이제 곧 더 큰 무대인 유럽으로 이적할 이야기가 많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팀 마인츠와 스코틀랜드 최강팀 셀틱 등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이적하지 못했다. 실망할 법도 하지만 그는 묵묵히 전북 현대 소속으로 훈련과 경기에 참여했다. 전반기에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큰 활약을 못하다가 막판에 멀티골을 넣었다. 전반기를 마치고 나서 갑작스럽게 유럽 진출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규성 선수의 선택에 동의하지 못했다. 오히려 의아스러워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독일, 영국, 스페인 등이 아닌 덴마크 프로축구팀으로 가게 된 까닭이다. 덴마크 프로리그는 유럽 순위에서도 많이 밀린다고 통계에 나왔다. 리그 수준이 우리나라 K리그 보다도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보통 이적하면 상위리그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반대의 행보를 펼쳤으니 사람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      

모든 사람들이 물음표를 가지고 있을 때 조규성 선수 본인 만큼은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덴마크 이적을 확정 짓고 난 후 그의 인터뷰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남들이 뭐라 해도 자신이 가서 잘하면 더 큰 리그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가게 되었다고. 시간이 걸릴 줄 알았지만, 조규성 선수는 정규리그 첫경기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고 스스로 자신을 증명했다. 덴마크 현지뿐 아니라 우리나라 팬들도 그의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냈다.     


지금도 사람들이 물어본다. 여전히 글을 쓰고 있냐고? 똑같이 직장 다니고 시간 날 때 끄적이고 있다고 대답한다. 지금까지 쓰고 있다는 말에 놀란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주고 있지만 지금까지 글 쓴다고 돈이 되냐, 같잖은 글 그만 써라는 등 아직도 비아냥거리는 소수의 사람이 있다. 또 그렇게 책을 많이 출간해도 잘된 책도 몇 권 없는 것 같은데 그만 쓰라고 대놓고 놀리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 글을 쓸 때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의기소침했다. 진짜 내가 말도 안되는 일을 하고 있거나 정신병원에 가서 진단 좀 받아야 하는 것인지 잠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나 일단 나 자신을 믿고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누가 뭐라해도 계속 썼다. 또 쓰고 있다. 결국 몇 권의 책 출간으로 할 수 없다고 비웃던 그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잘살고 있는데, 자꾸 옆에서 아니라고 하고 깎아내리거나 못한다고 남들이 이야기하면 신경 쓰지 말자. 어차피 자신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끝까지 자신이 믿고 있는 대로 밀고 나가자. 결국 내 인생은 나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여정이니까. 그대 스스로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근사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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