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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01. 2023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왜 나는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을까? 남들은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도 잘 들어가는데.”

하늘을 쳐다봤다. 방금 해가 져서 하늘도 온통 까맣다. 사회 초년생 시절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 현장조사를 마치고 바로 귀가하던 길이다. 하루종일 개발하고자 하는 토지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지도에 중요사항을 메모했다. 문자가 왔다. 또 한 명의 친구가 대기업에 합격했다는 내용이다. 하루 일정을 잘 마감했다고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고개가 떨어졌다.      


4학년 2학기 내내 이름 있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지원했지만 넣는 곳마다 다 떨어졌다. 대학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은 하나둘 이름 있는 기업에 합격했다고 연락 온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은 전했지만, 내 속은 타다 못해 새까맣게 변했다. 부끄럽지만 이름 있는 기업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부모님 탓으로 돌렸다.      


주변에 잘 사는 친구들은 그들 부모님의 도움으로 해외 유학이나 좋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걱정없이 공부했다. 나도 유학이나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풍족하지 않았던 탓에 바로 취업을 해야 했다. 나도 부자 부모님이 있었다면 좀 더 편안하게 공부해서 좋은 기업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라는 철없는 생각을 매일 했다. 내 노력이 부족한 것을 모르고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작은 설계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년만에 회사가 망했다. 월급이 밀리는 신기한 경험도 사회생활 2년차부터 경험했다. 일은 하는데 돈이 없는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었다. 참으로 힘들었다. 친구들을 만나면 돈을 못 주는 회사와 사장 탓을 했다. 세상이 왜 이리 X같은지 술잔만 들이켰다. 월급이 잘 나오는 회사를 다니고 싶었다. 몇 번의 이직을 하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나는 되는 일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회생활 8년째에 벌써 네 번의 이직을 했다. 그리고 다니던 그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짐을 싸고 마지막으로 사무실에서 나와서 팀원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때만 해도 담담했다. 그들과 헤어지고 그 당시 살던 전셋집 단독주택 문 앞에 섰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다. 뭐가 그리 울컥했는지 전봇대를 손으로 꽉 부여잡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늘을 보면서 울부짖었다. 왜 내 인생은 이렇게 꼬이기만 하냐고! 세상은 나를 버렸다고! 여전히 세상 탓만 했다. 몇 달 동안 여전히 잘 나가는 친구나 지인들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했다.    

  

더 이상 인생의 패배자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변화를 주고 싶었다. 책에서 그 답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읽었다. 수 백권의 자기계발서에서 찾은 내용은 동일했다. 우선 마인드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한 사람의 인생은 과거부터 그가 살아온 일상의 합이다. 내가 이렇게 처참하게 삶이 망가진 이유도 나 스스로에게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계속 일이 풀리지 않으면 남 탓 세상 탓만 했던 것이다. 당연히 인생이 좋아질 리가 없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했다. 지금 나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게 원인을 찾는 것이 시작이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인생의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못간 것도 월급이 밀린 회사를 들어간 것도 내 선택이었다. 지금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내 탓으로 돌리고 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지금 인생이 힘들고 지치거나 좋지 않다고 여전히 남 탓 세상 탓만 하고 있는가? 계속 그렇게 할수록 자신의 인생은 더 풀리지 않는다. 내가 먼저 바뀌어야 근사한 인생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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