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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28. 2023

진정한 배움이란

몇 주 전 이번 달에 나온 에세이 신간 <당신만 지치지 않으면 됩니다> 저자 강연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예전처럼 오프라인에서 장소를 빌려 진행하려고 했지만, 여러 여건상 간소하게 온라인 화상강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1시간 정도 강연했다. 강연 이후 참석한 청중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한 중년 여성이 손을 드는 모습이 화면에 보인다.      


마이크를 켜고 나서 자유롭게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지금까지 이렇게 계속 책을 쓸 수 있었는지 비결을 말해 말해주세요. 저는 아무리 강의를 들어도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렵더라구요.”

“어떤 관점에서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건지 여쭈어 봅니다.”


그 말을 들은 내가 거꾸로 그 중년여성에게 질문했다.      

몇 초 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10초 넘게 입을 떼지 못하다가 다시 말했다. 

“강의를 듣고 나서 막 쓰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한 줄도 못 쓰는 날이 많아요.”

“한 줄이라도 쓰셨나요?”

“.... 아니요. 한 두 줄 쓰다가 지우고 노트북을 껐어요.”

“그럼, 그건 쓰신 게 아닌데요?”

“아니요. 분명히 강의를 듣고 한 두 줄 썼으니 실행에 옮긴 건데요.” 

“그러실 거면 아예 쓰지 않으시는 게 더 좋을 뻔했네요. 시작했으면 하나의 글은 완성을 하는 게 기본이 아닌지요?”     


내 말이 좀 심했는지, 그녀가 듣기가 거북했는지 갑자기 온라인 채팅방에서 사라졌다. 대체 글쓰기/책쓰기 강의를 들었다고 하는데, 제대로 배우기나 한 건지 궁금했다. 더 질문이 있는지 물었다. 아무도 질문이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강연을 종료했다.      

강연을 마치고 나서도 그 중년 여성의 질문과 대화가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 한번 다시 고민했다. 참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고민의 해답을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법정 스님이 쓴 <스스로 행복하라>의 한 구절이 바로 그것이다.     


“진정한 배움은 이론을 통해서만 아니라 몸소 겪는 체험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리고 몇 차례의 실패를 겪으면서 구조적인 원리와 확신에 이를 수 있다.”     


어떤 것을 하고 싶어서 배우고 있다면 그냥 거기에서 끝나면 되지 않는다. 그 배운 것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책은 출간하고 싶은데 강의를 듣고 글을 쓰지 않으면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 어쩌다가 어렵게 완성한 초고를 보고 누가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내 글을 아무도 찾지 않으면 어떡하지? 등등 망상에 사로잡히다가 어영부영하다 흐지부지 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나도 처음부터 글쓰기가 수월한 것은 아니었다. 글쓰기 책과 강의를 들으면서 자꾸 적용과 실천하다 보니 어느 정도 나만의 글쓰기 구성 방식도 만들 수 있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초고도 글쓰기 강의와 책에서 배운 내용에서 적용하고 연습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은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술술 글이 써지는 경험도 가끔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배우기만 하고 아무것도 행동에 옮기지 않고 있는가? 이제는 더 이상 강의나 강연을 듣는 행위는 멈추고, 자신의 인생 추를 어디로 끌고 갈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진정한 배움은 결국 자신의 행동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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