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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11. 2023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     


한두 줄 쓰다가 지운다. 이미 손은 내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다. 애꿎은 머리카락만 혼나고 있다. 한 움큼 내 손을 펴보니 머리카락이 한가득하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도 8년이 지나 좀 글쓰기가 수월해져도 항상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똑같다. 매일 쓰기로 다짐하면서도 하루에 한 편 글을 완성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백지의 공포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오래 글을 쓴 유명작가도 365일 내내 쓸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2시간 동안 앉아 있었지만 멍하니 모니터나 노트를 바라보다가 한 줄도 못 썼다는 일화가 있다. 기계가 아닌 이상 매일 글감을 찾는 것도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작업이다.      


자꾸 사람들은 글을 처음 쓸 때 무엇인가 새로운 글을 자꾸 쓰려고 한다. 없는 것을 자꾸 창조해야 독자들이 볼 것 같은 착각을 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원래 없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뽑아내는 것이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등처럼 정말 천재가 아닌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언감생심이다. 그러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따지고 보면 글쓰기 주제는 보편타당한 것들이 많다. 쉽게 이야기하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행복과 불행 등은 어떤 사람에게 다 오는 공통된 경험이다. 이런 경험은 사람이면 다 아는 것이다.      


이런 보편타당한 주제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직접 경험한 내용과 거기에서 느낀 감정을 엮어 독자들에게 던질 메시지만 만들면 된다. 이미 있는 주제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부여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주제지만 그것을 쓰는 저자들의 삶은 다양하다. 이미 있는 주제에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쓰면 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사랑”이란 주제로 여러 사람이 글을 쓴다고 가정하자. 한 권의 공저로 낸다고 해도 그것을 쓰는 저자의 관점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중년 부부의 권태기를 극복한 방법,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레는 사랑 이야기 등 다양하다. 저자마다 살아온 인생이 다르다 보니 그들만이 쓸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스토리도 차별화 될 수 밖에 없다.     

 

또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쓰면 가장 좋다. 아무리 AI가 글을 대신 잘 써줄지 몰라도 실제로 사람이 겪고 거기에서 나온 경험은 그 저자가 직접 혼자 겪었던 거라 아무도 따라갈 수가 없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일기장에 생각나는 대로 낙서해 보는 것이다. 그것을 모으다 보면 글감을 찾는 시간도 줄여주고, 한 편의 글을 또 완성할 수 있다, 오늘도 글쓰기 하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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