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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19. 2023

누구에게나 허접한 시기가 있다

“참 글이 허접해서 못 읽겠네요. 이것도 글이라고 쓰신 건가요?”

“허접한 글 좀 그만 쓰세요. 대체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던 2015년부터 몇 년 동안 이런 댓글이 종종 달렸다. 지금도 내 글이 맞지 않는 누군가는 이런 댓글을 달거나 메일로 장문의 내용으로 보낸다. 그런 댓글이나 메일을 처음 접했을 때는 상처받았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단계인데, 응원은 못해줄  망정 대놓고 비아냥거리니 주눅이 들었다.   

   

‘허접하다’라는 뜻을 대충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다.

“허름하고 잡스럽다.”라는 의미로 나온다. 어감 자체도 참 허름하고 잡스럽다. 뭔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다. 이제 막 만들어가는데 조금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글 쓰는 습관을 기르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연습과 노력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안 그래도 내 글이 허접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조금이라도 독자에게 메시지라도 잘 전달할 수 있게 투박하더라도 계속 썼다. 부족한 것은 책과 강의를 통해 채워나갔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 글쓰기 실력은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예전보다 글쓰기가 편안하고 수월해진 것은 허접한 글을 매일 썼던 그 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있는 글이 7,000개가 넘는다. 그 글의 80%는 지금 읽어봐도 허접하다. 사실 매일 잘 쓰려고 했다면 한 편의 글도 완성하지 못하고 포기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 허접한 시기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느낌이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도 수많은 허접한 글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잘 쓰는 글 보다 못 쓰는 글이 훨씬 많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작가도 매일 글을 잘 써야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고통스럽다. 어떻게든 한 편의 좋은 글이 나오기 위해서는 수백 편의 잘 못쓴 글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위대한 화가 피카소도 유년시절부터 자신의 표현대로 ‘허접한’그림을 엄청나게 그렸다. 그런 허접한 시기를 거쳐서 결국 세상에 널리 이름을 떨치는 화가가 되었다. 어떤 분야의 대가가 되거나 잘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는 익숙하지 않은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      


지금도 나는 허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금씩 나만의 글쓰기 내공을 쌓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치열하고 열심히 쓰다 보면 한 번쯤 빛을 발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무엇인가를 잘하고 싶다면 일단 시작하고 허접한 시기를 잘 견디어 보자. 그 시간이 지나면 당신이 원했던 그 보석이 곧 당신의 손에 들어올테니. 누구에게나 허접한 시기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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