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스마트폰을 검색하다가 한 제목에 꽃혔다. <아는 와이프>. 조금은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제목처럼 보였다. 관심이 생겨 2회까지 방영된 방송을 시청했다. 부부로 나오는 지성과 한지민의 연기가 참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많이 갔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서 바쁜 업무에 시달리고, 어렵게 구했던 게임기는 아내 한지민의 손에 침수당한다. 그렇게 자기 취미 생활까지 묵살당하자 참았던 남편의 짜증에 부부싸움은 다시 시작된다. 급기야 집에 있기가 싫어 밖을 나간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취미도 못하게 하는 아내와 자기 용돈에서 모아 샀다는 남편의 말다툼을 보면서 웃기지만 한편으로 현실속의 나와 아내 모습이 보여서 씁쓸했다.
10년전 가을 아내를 만나 좋아하게 되고 1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평생을 잘해주겠다고 소리치던 나는 다니던 회사에서 월급이 밀리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게 되고, 늘 돈에 쪼들리는 생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나는 나대로 일은 하고 있지만 박봉에 그마저도 받지 못해서 가장의 역할을 못하는 현실에 좌절했다. 아내도 말은 안했지만 주변의 여유있는 부부를 보면서 팍팍한 살림살이와 육아에 지쳤다. 가끔 아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면 좀 더 여유롭고 웃으면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한다. 그 상상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드라마다. 나도 아내와 싸우고 같이 한공간에 있기가 싫어서 집을 나오지만 막상 갈데가 없다. 결국 가는 곳이 만화방이나 피씨방이 고작이다.
싸움을 하고 집에서 나온 지성은 동료 집에 갔는데, 그때부터 과거로 돌아가게 된 것을 알게된다. 그 시절 첫사랑과 재회한 지성은 아내가 바뀌는 미래를 맞게 된다. 다음 이야기가 참 궁금하다.
아내도 결혼 전에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유쾌하고 잘 웃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나와 결혼하고 나서 독박육아와 팍팍한 살림에 지쳐 그 매력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다. 회사일이 바쁘기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하는 성격에 많은 시간을 같이 못한 내 잘못이 제일 크다. 아내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나도 지금까지 아내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제대로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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