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연예부장으로 닉네임으로 유명했던 김용호 기자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죽기 전 자신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유서와 비슷한 마지막 영상을 찍고 나서 몇 시간 후 비보가 전해졌다. 그를 옹호하던 소수의 팬을 제외하고 대다수 사람은 그다지 명복을 비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살아생전 김용호 기자는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많은 유명인에게 있지도 않은 루머를 만들어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무차별적으로 방송했다. 그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그가 말한 내용을 사실 그대로 믿었다. 그리고 저격당한 연에인 이나 인플루언서의 SNS나 출연하는 프로그램 게시판 등을 찾아가 욕을 쓰고 맹비난했다. 갑작스럽게 피해당한 유명 인사들은 지금까지 잘 쌓아놓은 명성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제대로 맞은 것이다.
김용호 기자는 연예인들을 두 얼굴로 살고 있는 악마로 몰아갔다. 특히 개그맨 박수홍이 큰 피해를 봤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클럽에 갈 수 있는데, 거기에서 만난 여자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등의 자극적인 영상을 계속 내보냈다. 그리고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도 자신의 유명세를 위한 목적이라고 계속 반복적으로 공격했다. 신문에서도 자꾸 김용호 기자의 영상을 소개하자 선한 이미지로 유명했던 개그맨 박수홍은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연예인 생활을 더 이상 못하게 될 처지가 된 박수홍은 형과의 재산 문제로 소송이 불거지면서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형과의 문제도 김용호 기자, 형수까지 같이 개입이 되면서 그를 더욱 두 얼굴의 악마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김용호 기자까지 고소하게 된 박수홍은 자신은 결백을 주장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고 하면서. 국민mc 유재석까지 박수홍을 옹호하면서 여론은 뒤집혔다. 말 그대로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고 착하게 살아온 그의 곁에는 오랜 친구와 팬들이 있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결국 김용호 기자는 그 동안 해왔던 모든 것이 거짓말로 드러났다. 왜 그리 사람을 못살게 굴었을까? 연예인 약점 하나 잡고 몇천만 원 합의금을 뜯어냈다고 하니 정말 사람이 맞는지 욕이 저절로 나왔다.
박수홍 말고도 꽤 많은 유명 인사들을 건드린 댓가로 10개가 넘는 고소를 당해 재판을 하다가 쓸쓸하게 이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김용호 기자의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그렇게 사람을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다가 결국 본인 자신에게 그 화살이 돌아와 허무하게 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의미심장했다.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란 말이 생각나는 오늘이다.
거기에 박수홍의 부모라는 사람도 대놓고 자식을 편애하고 욕을 하다니. 얼마나 장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는지 그 동안 자신들이 박수홍이 그동안 벌었던 돈으로 호위호식했으면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인데,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낳은 아들이면서 사랑으로 보듬어 주지 못할망정 막말을 일삼는 모습을 보고 뭐라 할 말을 잃었다.
이 세상은 왜 그리 서로 못 잡아서 안달일까? 한국 사람들의 특유 성향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힘을 가지게 되면 그 약자들에게 갑질하고 우월감을 보인다. 나도 많이 당해보기도 했지만, 거꾸로 나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갑질을 하지는 않았을까 반성해 본다.
어차피 100년도 못 사는 세상인데, 그 시간만큼이라도 서로 배려하고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싶다. 경쟁 사회에서 이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역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저격하거나 깎아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모라면 자식을 사랑하고 감쌀 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서로 못 잡아서 안달 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