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Nov 27. 2023

일상이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다

    

요새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는 중이다. 마흔이 넘으면 인생 자체가 이제 더 이상 풍파가 없고 안정될 줄 알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추석이 지나고 나서 뭔가 불안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치가 둔한 나도 뭔가 느끼기 시작했다면 이미 일은 벌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느꼈으면서도 뭔가 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아직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기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한 번 지켜보기로 했다. 별일 없을 줄 알았지만, 11월에 현실로 일어났다. 역시 사람은 일이 터지고 나면 감정이 휘몰아친다. 이미 예상하거나 몰랐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직접 닥치게 되면 그때 서야 실감한다. 


‘아! 이제 내 일상이 달라졌구나. 내일부터 당장 어떻게 해야 하지?’     


11월 2주부터 지금까지 반복했던 일상이 조금씩 달라졌다. 대기발령 상태이다 보니 소속이 사라졌다. 이제까지 익숙하게 해왔던 내 임무가 없어진 셈이다. 일이 없어지니까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무겁다 보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실 일이 없다 하더라도 회사 안에서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루 종일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다가 잠시 바람 쐬러 나가는 것이 일상의 전부가 되었다. 계속 매일 바쁘게 달려오다가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지난주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다. 마흔 중반에 또 한 번의 폭풍우를 만났다. 일상이 바뀌었다. 아침에 아이들을 유치원과 학교에 데려다주고 아직 날짜가 남아 사무실에 들러서 책을 보거나 그동안 쓰지 못한 글을 다시 썼다. 좀 일찍 나와서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 한 주는 그렇게 일상을 보냈다.    

  

예전에는 내 일상을 어떻게 보냈는지 한번 돌아보았다. 10대 사춘기 시절은 학교에서 공부와 농구, 축구 등의 반복이었다. 20대 초반 시절은 수업 듣고 끝나면 사람들과 술 마시고 노는 게 일상이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수업과 취업 준비를 위한 공부로 매일 가득 채웠다. 취업하고 나서 야근과 철야 근무를 반복하면서 바쁜 업무로 하루하루를 지냈다. 30대 후반까지 그렇게 지내다가 지금까지 회사 업무를 하고 그 외에는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서 지내왔다.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렇게 보냈던 일상이 모이면서 좋은 성과도 있었고, 나쁜 결과도 만나게 되었다. 11권의 개인 종이책과 4권의 공저 종이책, 15 여권의 전자책 출간 및 수 천개의 SNS 글은 8년간 매일 쉬지 않고 써왔던 글쓰기의 성과물이었다.      


10년간 매일 조금씩 읽었던 책이 2,000권이 넘어간다. 권 수가 중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에게 책은 인생의 스승이었다. 독서를 통해 많은 인생의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적용하여 나만의 지혜를 가질 수 있었다. 많은 회사를 거치면서 약 19년 정도 사회생활을 통해 따뜻하기도 하지만 좀 더 냉정한 현실을 알게 되었다. 이렇듯 카프카가 말한 것처럼 일상은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오늘 하루 일상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단순한 진리를 이 나이가 돼서야 깨닫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어 참 감사하다.      


다시 예전 내 일상을 돌아보면 시간을 낭비한 적도 많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그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매일 저녁이 되면 술자리에 갔다. 그들과 술 한잔 부딪히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적당히 멈추면 되는데, 취힐 때까지 마셨다. 어느덧 취해서 실수도 많이 했다. 집에 돌아와서 그 숙취가 심해서 최소 하루 이틀은 누워 있어야 했다. 이틀이면 48시간을 누워서 지내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런 행위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매알 오늘 만나는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까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24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근사한 인생을 만들 수 있을까? 결국 허투루 시간을 쓰지 않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일에 전념을 다하면 된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다짐한 게 있다. 더 이상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고. 그런 요인들이 있다면 다 끊어내 보기로 결심했다. 내 일상에도 단호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오늘 자신의 일상을 점검해보고, 쓸데없거나 덜 중요한 일은 과감하게 버리는 연습을 해보자. 우선순위를 정해 오늘 하루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자.    

  

#일상 #일상이우리가가진인생의전부다 #카프카 #글쓰기 #자이언트라이팅코치 #닥치고글쓰기 #인생 #라이팅 #인문학 #마흔이처음이라 #당신만지치지않으면됩니다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결국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이것”으로 결정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