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나이에 회사를 나오게 되면 벌어지는 3가지 일

Dec 2. 2023

요새 뉴스를 보면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가계 및 기업부채도 심각하다. 특히 건설 업계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2024년 내년 초는 더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많은 기업이 비상 경영 체제로 돌입하여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금으로부터 약 26년 전 1997년 겨울이다.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새내기로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사실 이제 막 20살이 된 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다. 이제 70대 초반이 되신 아버지가 지금의 내 나이였다. 굴지의 대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일찍 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날 밤 집안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아무 말씀이 없는 부모님의 얼굴을 잠깐 보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 입고 있는데, TV 화면으로 뉴스가 보였다. 잠깐 확인했는데, “IMF 구제 금융” 이란 문구가 나왔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잠깐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들린다. 잠이 오지 않아 두 사람의 이야기도 내 귀로 들어왔다.

요지는 나라 경제 상황이 완전히 망가져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금도 그날의 이야기가 잊혀 지지 않는다. 아버지도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마흔 중후반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이후 집 경제상황은 악화되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내가 그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내 마음도 얼어 붙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유튜브에서 검색했다. 생각보다 많은 영상이 보였다. “중년 퇴사”, “사오정”, “오륙도”, “마흔 이후 퇴사에 대해” 등등 키워드도 다양했다. 하나씩 천천히 보았다. 대부분 중년 퇴사는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중년에 퇴사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첫째, 같은 업계에서 재취업의 가능성이 어렵다. 마흔 초반까지만 해도 지금까지 하던 업무 커리어를 바탕으로 이직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마흔 중후반이 지나면 전문 분야나 기술이 없다면 동종업계로 옮기는 가능성이 2030시절 보다 낮아진다. 대부분 영상에서도 희망퇴직 후 같은 업계에서 이직하는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렸다. 그 확률도 20% 정도다.

둘째, 재정적 압박이 심해진다. 일이 힘들어도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주는 이익은 상당하다. 월급이 다달이 들어오다 보니 정상적인 재정계획을 바탕으로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퇴직하게 되면 당장 다음 재취업이나 어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공백이 생긴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있다면 그것으로 몇 달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빚이 증가하는 위험이 생긴다.

셋째, 스트레스와 정체성 혼란이 온다. 적어도 15~20년 정도 열심히 사회생활 하다가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하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회사에서 직급과 보직이 사라지면서 정체성에 혼란이 오게 된다. 00회사 0부장으로 사람에게 소개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더 많은 일이 있지만 중년 나이에 회사를 나오게 되면 위 3가지가 보통 겪는 일이다. 개인마다 또 처한 상황에 따라 각자 느끼는 것은 다를 것이다. 다만 마흔 중반 이후에 갑자기 회사를 나와 경제적인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다.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니까.

중년에 퇴사하게 되면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 사회가 특히 심하다. 한 번 미끄러지면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운 나이가 바로 지금이다. 아이들은 어리고, 늙어가는 부모님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가장의 무게가 이렇게까지 무겁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