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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2. 2024

새해에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자

“자! 오늘도 마셔! 역시 친구들과 만나니까 좋아.”

“건배! 여기 우리의 즐거운 만남을 위하여!”

“오늘 저녁에 한 잔 어때? 좋은 고깃집을 하나 알아두었어.”   

  

외로운 게 너무 싫었다. 매일 저녁 사람들과 약속을 잡았다. 누군가를 만나야 그 외로움이 사라졌다. 그 시간 동안 최대한 즐겁게 마시고 논다. 그러다가 술에 취해서 힘들게 집에 돌아온다. 다음날 일어나면 숙취도 힘들지만 너무 공허함을 느낀다.      


한두 잔 먹다 보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하게 된다. 솔직하게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고, 비밀까지 말했다. 결국 나중에 그것이 돌고 돌아 뒷담화와 비방으로 돌아와 나를 공격한다. 술에 취하고 그 기분까지 취하다 보니 진정한 친구나 동료라고 생각하고 말했다가 콘 코를 다치는 경우다.     

 

쓸데없이 말이 많고, 가끔 타인에 대한 비방이나 뒷담화까지 하면서 나의 외로움을 잊었다. 같은 편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나 보다. 힘들 때마다 타인에게 기대려 한 내 잘못이 컸다. 자꾸 타인에게 의존하다 보니 혼자서 견디는 힘이 약해진 것이다. 의지했던 타인이 떠나게 되면 또다시 의존할 다른 상대를 찾으러 다닌다. 2030 시절의 내가 그랬다.      


내 편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영원할 줄 알았다. 진짜 도움이 필요할 때 이야기하면 그들이 자신의 바쁜 일 제껴두고 뛰어올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내 착각이었다. 도와달라고 이야기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답답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믿었던 내가 바보 같았다. 비운 내면을 채우기 위해 외면에서 찾다 보니 채워도 금방 사라졌다. 단기적인 자극만 원했던 것이다. 술로 비우고 채우고 했던 시간이 많았다.    

  

그 뒤로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나의 내면을 채우는 데 집중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확실하게 느낀 것은 결국 의지할 수 있는 나 자신밖에 없다. 스스로 사색하다 보니 내가 무엇이 문제였는지 왜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은 외로움이 아니라 고독이다. 

     

고독하게 조용히 자신과 만나다 보니 예전보다 그래도 감정과 마음이 편안했다. 물론 성향이 예민하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마다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운동과 명상을 통해 혼자 있는 시간을 계속 만나고 있다.      


새로운 회사에 처음으로 출근했다. 새로운 사람과 환경, 또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두려움이 많이 앞서고 있다. 마음이 좀 복잡하긴 하다. 예전 같았으면 다시 사람들과 만나서 죽겠다고 하소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고독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선택했다. 어떤 문제가 생겨도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 책을 읽는다. 심호흡한다. 다시 힘을 내어 문제에 집중하여 해결책을 하나씩 찾아본다. 이것이 고독이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이 아닐까?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책에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로 글을 마무리한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에만 온전히 그 자신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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