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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03. 2024

중년의 독서는

새해가 되고 나서 벌써 3일이 지났다. 연말에 세운 새해 목표 실행은 잘 하고 있는가?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다.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새해 목표 중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서다. 새해가 되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는지 모르겠지만, 안 읽는 것보다 낫다.      


독서에 관한 목표를 세울 때 1년에 100권 이상 읽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한 달에 2권만 읽어도 대단한 일인데, 읽은 권 수에 집착한다. 1년에 100권을 읽으려면 3일에 1권은 읽어야 한다. 매일 한 권을 읽는 책도 유행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100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실제로 드물다.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30대 중반에 인생을 바꾸고 싶어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3개월에 300권의 자기계발서를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읽고 나서 꼭 책에 나오는 인상 깊은 구절 하나를 골라 실제로 내 인생에 적용했다. 책을 오랜만에 읽거나 처음 읽는 사람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 다른 장르의 여러 권의 책을 읽거나 자신이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장르로 다양한 독서도 추천한다.      

다독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중년 이후의 독서는 좀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실 다독하면 많은 내용이 겹친다. 서로 비슷한 주제가 많아서 책을 대충 훑어보게 된다.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읽는 행위에 그친다. 나만의 독자적인 사고를 하지 않게 된다. 1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해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인생의 경험을 많이 하면서 세상의 눈이 넓어지는 시기가 바로 중년이다. 마흔 이후가 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등에 더 잘 알게 된다. 그런 관심 분야에 관련된 책을 찾게 된다. 이럴 때는 책 한 권 읽더라도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는 것이 좋다. 한 줄이나 한 페이지를 읽고 눈을 감고 잠시 저자가 왜 이런 구절을 썼는지, 걱정이나 고민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지금까지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인생 책 한 권을 골라 몇 번이고 읽어도 좋다. 아마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이 보지 못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또 같은 내용이지만 반복해서 읽다 보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이 바로 중년의 독서이다.    

  

1년에 책을 1권 이상 읽지 않는다. 독서 인구보다 골프 치는 사람이 더 많다. 골프 자체가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나면 좋겠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고독하지만 혼자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유익하다. 나를 성찰하게 된다. 요샌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빠져 그들과 관련된 책 3권을 한 달 동안 계속 시간날 때 읽고 있다. 작금의 내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바 마음이 괴롭고 힘들 때마다 그 두 사람에게 위로받고 있다.      


중년을 살다 보면 서럽고 더럽고 치사한 일이 많다. 사기 치는 사람도 만나게 되는 나이다. 마음도 괴로울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자신의 인생 책 한 권을 조금씩 펼쳐서 읽어보고 사색하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나를 돌아보면서 살아갈 힘을 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여기자. 중년의 독서는 지금까지 읽었던 책의 권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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