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활동하던 독서 모임 회원들과 같이 글을 쓰고 싶었다.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그 보답에 같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함께 글을 써서 책을 출간하자고 의기투합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콘텐츠 한 가지를 골라 주제로 잡았다. 내가 직접 개략적인 목차를 작성했다.
처음으로 함께 쓰는 작업이었다.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공저 작업을 시작했다. 그래도 혼자 쓰는 게 아닌 많은 사람이 쓰다 보니 규칙이 필요했다. 초고는 언제까지 마감하여 같이 취합하고, 추후 1차 퇴고 기한도 미리 정했다. 한 명만 삐걱대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약속은 지켜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각자 순조롭게 초고 작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역시 사람 마음은 다 다르다 보니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50% 이상 사람이 그랬다면 아마도 중간에 포기했을지 모른다. 약 10%의 소수가 꼭 변명과 핑계를 대면서 차일피일 미룬다. 두 번까지 봐줬다. 달래보기도 하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결국 선택이 필요했다. 그 사람을 빼기로 했다. 나머지 사람들로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1년이 걸려 공저를 출간할 수 있었다.
“다시는 공저는 쓰지 말아야지!”
출간의 기쁨도 잠시였다. 공저 과정을 진행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초고 일정 관리, 쓰지 않는 사람에게 동기부여 하기, 완성된 초고 취합과 수정, 출간 계약, 퇴고하면서 출판사와의 조율, 출간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은 없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쓰다 보니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많았다. 중간 입장에서 좋게 이야기하다가도 감정이 쌓여서 충돌하기도 했다. 그래도 책이 출간하고 나서 앙금을 풀었지만, 두 번 다시 공저를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작년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 공저 작업에 참여했다. 원고만 써서 넘기면 되었다. 초고 쓰고 퇴고 몇 번 하니 책이 출간되었다. 다시 한번 공저를 직접 기획하여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소수지만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을 돕는 일도 같이 하고 있다. 그들 중 개인 저서를 쓰는 것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들을 위해서 종이책 공저를 다시 한 번 진행하기로 했다.
13명이 모였다. 전국 각지에 살고 나이, 직업도 다양하다. 글쓰기 주제로 하나로 모였다. 예전 시행착오 겪었던 점을 보완하여 처음부터 초고 작성 기한, 퇴고 기한, 초고 분량 등 규칙을 미리 정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미리 그 규칙을 같이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알렸다. 지키지 않으면 같이 갈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했다.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초고와 퇴고 기한을 지켰다. 마지막 퇴고 작업만 혼자 마무리했다. 각 단계별로 모두에게 진행사항을 알렸다. 각자 의견을 묻고 피드백을 받았다. 순조롭게 진행하고 오늘 출간 소식을 알리게 되었다.
또 한 번의 긴 여정이 끝났다. 이번 공저 출간으로 개인저서와 공저 포함해서 16권의 종이책을 출간했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실제로 책을 받을 때마다 셀레임이 가득하다. 그 책을 한 번 쓰다듬을 때마다 그동안 힘들었던 감정이 싹 사라진다.
글을 쓰고 싶은데 어려운 사람, 글을 쓰다가 지쳐서 동기부여 받고 싶은 사람을 위해 쓴 <글로 옮기지 못할 인생은 없습니다> 책도 나에게 뜻깊은 하나의 성과물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글 쓰는 삶을 만나기를 바란다.
글로 옮기지 못할 인생은 없습니다 - 예스24 (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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