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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30. 2024

작가도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왜 내가 뭐 잘못 했어?”

“너는 이런 것을 고쳐야 해. 자꾸 네가 그런 방식으로 강의하니 사람이 오지 않는 거야.”

“내 방식대로 하면서 조금씩 수정할거야.”

“안돼. 그것은 이렇게 해야지.”     


그는 계속 내 앞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바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로 하는 일을 공유하고 좋은 이야기 하기 위해 만났던 그는 술 한잔 들어가자 잔소리꾼으로 바뀌었다. 내가 하는 일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내가 잘하지 못한 분야를 그는 잘했다. 조언을 구하고자 했는데, 어느새 나는 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의 조언을 철석같이 믿고, 알려준 대로 하나씩 적용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좋지 않았다. 하나씩 찬찬히 뜯어보니 그 방법은 나와 맞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성과를 냈다는 그도 자세히 살펴보니 한두 번 성공하고 나서 결과물은 더 이상 없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게 되면 다 퍼주고 믿는 성격이다. 능력자로 알고 있던 그에게 철저하게 나는 이용만 당했다. 그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없었다. 아무래도 더 이상 연락하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그와 연락을 끊기 시작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도 그랬다. 내 인생 처음으로 절실한 목표를 설정했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주변 사람 대부분이 나를 비웃었다. 네가 무슨 글을 쓰냐고. 지금 하는 일도 잘 못하면서 다른 생각 하지 말고, 하던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등등 수많은 비아냥을 들었다. 한두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꽤 많은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진짜 나는 글을 쓰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세뇌가 되었다.   

   

‘그래! 무슨 내가 얼어 죽을 작가냐!’      


포기하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 주변 사람에게 괜히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내 마음에 상처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꾸 다른 한구석에는 반드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며칠 잠 못 자고 고민하다가 그냥 하지 않고 후회할 바에 도전이라도 하면 아쉬움은 없겠다는 생각에 결국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원고도 쓰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직 엉성하고 허접한 글이다 보니 악성 댓글도 많이 달렸다. 특히 이웃 중 한 명은 매일 내 글에 이렇게 쓰면 되지 않는다. 저렇게 써야 한다. 라고 조언을 달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충고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다가 언젠가 인신공격과 자신이 굉장한 작가인 마냥 행동하는 모습에 참다못해 한마디 했다.      


더 이상 그 사람도 할 말은 없었는지 조용히 사라졌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내 글에 어떤 평가를 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글을 잘 쓴다 하더라도 분명히 내 글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은 있을 테니까.  

    

9년 넘게 글을 쓰면서 내가 쓴 글을 읽고 남긴 독자의 반응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응원과 잘 읽었다는 메시지도 많지만, 반대로 너무 우울하고 어두운 글만 쓴다거나 패턴이 똑같다는 등의 부정적인 댓글도 가끔 받고 있다. 예전에는 안 좋은 댓글만 보면 신경질이 났지만,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는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을 쓰는 일이 작가의 숙제이자 사명이다.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 작가는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다. 자신이 쓴 글에 한 독자가 뭐라고 하더라도 상처받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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