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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02. 2024

이 세 가지 증상이 있다면 지쳐가고 있다는 뜻이다

벌써 금요일 밤이다. 일주일이 참 빨리 지나간다. 새로운 회사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직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면서 하루하루 닥치는 대로 넘기고 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도 적지 않아 밤에 잠을 못 이룰 때도 있다. 그래도 다시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작년 11월 약 8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에서 비자발적으로 나오게 되었다. 내 잘못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서 일어난 일이다. 일하다가 갑작스럽게 회사 인트라넷에 올라온 인사발령 공지를 마주하게 되었다.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모니터 화면을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처음으로 대기발령이란 것을 받아보게 되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다음 날 인사팀에서 짐을 다 옮기라는 연락받았다. 부랴부랴 회사 다른 층 비어있는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회사에서 내 자리는 없었다. 배정받은 부서와 보직이 아예 없어진 것이다. 마흔 중반에 만난 또 한 번의 위기였다. 이제는 정말 직장 생활을 그만하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나가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보다도 열심히 달려왔지만, 결과가 이렇게 되니 허무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다른 사람에 비해 풍파가 심한지 궁금했다. 진짜 나란 사람에게 문제가 많은지 심각하게 따져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음 자체가 진정되지 않았다. 불안함이 지속되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한마디로 지쳤다. 나도 모르게 한숨짓는 시간이 많아졌다.      

좀 편하게 마음을 먹으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성향 자체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더 불안해진다. 뭐라도 해야 좀 나아지다 보니 책을 본다거나 사람을 만나던가 등 계속 움직여야 했다. 아마도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다 보니 무엇이라도 하면서 기댈 대상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했다.      


대기발령 후 가장 힘들었던 건 그동안 잘 지냈던 상사와 동료, 후배의 연락이 한 통도 없다는 점이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내가 참 미련하다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은 일 적으로 만나는 사이일 뿐이라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인연이라 정성을 다했다. 내 착각이었다.      


결국 자신의 이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남을 도울 여유가 없다. 관계에서 오는 현실 자각이 제일 심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번 아웃 느낌이었다. 너무 지쳤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주변을 보니 알게 모르게 지쳐가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의 증상을 보니 다음과 같았다. 다음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지속적인 부정적인 동사로 말이 끝난다. “싫다.”, “지겹다.”, “죽어야겠다.”, “없다.”, “모르겠다.” 등의 자신도 모르게 계속 이런 부정적인 서술어가 반복된다면 지쳐있다고 볼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재미없고 하기 싫은 일을 하거나, 아무 목표나 생각 없이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보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저런 말투를 장착하게 된다.      


둘째, 자꾸 자신에 대한 질문이 많아진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지?’, ‘내가 이 돈 받으려고 이렇게 힘들게 일하나?’, ‘나는 대체 무슨 존재일까?’ 등의 현실적인 질문에서 ‘나는 누구인가?’. ‘인생은 왜 고통스러운가?’ 등의 철학이나 인문학에 가까운 질문으로 발전한다.사람이 지치게 되면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되고,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평소보다 인생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면 지쳤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중독에 빠지는 경향이 생긴다. 평소보다 자주 술을 마시면서 지친 자신을 달랜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될 상품을 마구 사들이는 쇼핑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도박이나 게임에 빠져 지내기도 한다. 지치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아져서 이런 도파민 중독에 빠져 지내게 되면 지쳤다고 보면 된다.      


12월과 1월 지나면서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그래도 인생을 앞으로 살아가야 할지 걱정과 고민이 당장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너무 부정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일상과 루틴까지 영향을 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일상생활은 유지하면서 다른 해결책을 찾거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혹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증상에 한 가지라도 해당하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지쳐가고 있다는 보면 된다. 세 가지 증상을 고치기 위한 처방은 간단하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등의 긍정적인 동사를 구사한다. 질문보다 자신에 대한 감탄과 감사를 먼저 한다. 나쁜 중독보다 운동, 독서, 명상 등의 좋은 습관을 길들이면 그만이다. 그렇게 했는데도 인생에 너무 지쳤다면 잠시 멈추고 쉬어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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