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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03. 2024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사우디를 꺾고 아시안 컵 8강에 올라갑니다. 조현우 골키퍼의 미친 선방입니다.”, “대한민국이 호주를 120분 혈투 끝에 4강에 올라갑니다.”     


아시안 컵 조별 예선에서 3경기 6실점 하고 1승 2무의 성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럽의 톱 레벨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많아서 역대 최강의 국가 대표팀으로 손꼽혔으나, 실제 예선 경기에서 그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넘버원 수문장 김승규 선수의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인한 하차까지. 아무래도 이번 아시안 컵도 중도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한 경기만 져도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16강 상대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 아라비아다. 자국리그에서도 엄청난 돈을 쓰면서 스타 선수를 모아 리그 수준을 끌어올렸다. 역시 우리나라는 사우디에 후반 초반에 일격을 맞았다. 그렇게 후반전 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에 돌입할 때까지 모두가 대한민국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1분을 남기고 조규성 선수의 동점 헤더골이 터졌다. 설영우 선수의 어시스트 헤딩이 완벽하게 빛났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0분 연장 혈투에서 승부가 나지 않았다. 결국 한 팀을 가리기 위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첫 번째 키커 손흥민 선수의 성공! 이후 사우디 2명의 선수가 찬 공을 조현우 골키퍼가 모두 막아냈다. 엄청난 선방이었다. 이 2개의 선방으로 역전에 성공하여 8강에 진출했다.      

8강의 상대는 지난 2015년 아시안 컵 결승에서 만나 우리에게 패배를 안겨준 호주 대표팀이다. 아니나 다를까 전반 호주에게 먼저 실점했다. 앞서 16강 사우디와의 경기처럼 흘러갔다. 후반이 끝나고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호주 골대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손흥민 선수가 드리블을 시작했다. 막기 위해 호주 수비수가 달려들었다. 공을 건드리지 못하고 손흥민 선수를 건드렸다. 패널티킥이 선언되었다.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황희찬 선수가 자신 있게 성공시켰다. 다시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다시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이다. 손흥민 선수가 찬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렸다. 골키퍼는 손을 쓸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역전에 성공했다. 연장 후반까지 몰아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결국 4강에 안착했다.      


모두가 16강이나 8강에서 탈락할 줄 알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전 후반 90분이 지나고 나서도 우리나라 선수는 포기할 줄 몰랐다. 한국에서 응원하고 있는 국민을 위해 지쳤지만 승리를 위해 뛰고 또 달렸다. 몸을 날려 선수를 막았다. 기회가 나면 무조건 슛을 때렸다.      


16강과 8강 모두 연장 120분 혈투 끝에 승리를 거머질 수 있었다. 쉽게 이기면 좋은데, 왜 이리 어렵게 이기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패색이 짙었지만,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의 근성이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인생의 좋지 않은 일이 생기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마다 도망치기 바빴다. 그냥 그 상황에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업무는 내가 하던 일이 아니다 보니 못할 것 같았다. 어렵고 힘든 일은 포기하고 싶었다. 그렇게 포기했던 결과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돌아오더라.     


나이가 들면서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사실을 다시 새삼스럽게 느낀다. 나이는 어리지만,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이 힘들다고 하면 핑계밖에 되지 않겠냐?” 라는 경기 후 손흥민 선수의 인터뷰가 오래도록 잔상에 남는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손흥민 선수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작년 연말 다시 한번 회사를 나오게 되면서 본업에 문제가 생기고, 진행하던 다른 일도 잘 되지 않자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한참 방황했다. 그래도 그동안 독서와 글쓰기로 잘 버텼는지 다시 살아야 했기에 새롭게 일을 구했다. 하던 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인생도 끝까지 가봐야 비로소 결과를 알 수 있다. 그것이 좋고 나쁜지는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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