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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27. 2024

나도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을까?

토요일 오전 일찍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세미 정장 차림에 코트를 입었다.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맡게 된 프로젝트 일부 정보를 주민들에게 설명하게 되어 갖춰 입고 나간 것이다. 적응하면서 피곤했지만, 일은 또 해야 했기에 잘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한 유튜브 강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강사는 그룹 EXID 멤버 중 한 명으로 배우와 예능에서 맹활약 중인 하니 이다. 본명은 안희원이다. 무엇이든 열심히 노력하고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강의가 끝나고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시작되었다. 앳된 고등학생 여자 학생이 하니를 보고 웃으면서 질문했다.      


“언니를 보고 싶어 이 자리에 왔어요. 기억하세요?”

갑작스런 질문에 하니가 당황한다. 누군지 기억을 못하는 상황이다. 하도 팬이 많다 보니 일일이 기억할 수 없었다. 학생은 말을 이어갔다.      


“예전 에버랜드에서 공연하시고 나서, 한 여자 꼬마 아이가 언니에게 사인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경호원이 막았지만, 언니가 저 아이에게만큼은 사인을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사인을 받았지요. 그 아이가 자란 사람이 저에요. 언니”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하니는 화들짝 놀란 표정이다. 그 학생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학생도 같이 울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언니가 내 롤모델이에요. 언니처럼 지금 연기를 하고 있어요. 언니! 항상 응원해요.” 

하니는 울면서 학생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잘 된 누군가를 동경하던 학생이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롤모델의 순기능이다. 나도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롤모델처럼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작가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은 두 명이다. 내 글쓰기 스승이신 이은대 작가와 인문학으로 유명한 김종원 작가이다. 글쓰기도 그렇지만,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특히 더 배우고 존경하고 있다.      

물론 더 깊게 들어가면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유시민 작가, 이나모리 가즈오 등 롤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은 많다. 그러나 앞으로 내가 작가로 나아가야 할 방향만 생각하면 위에 언급한 두 사람만 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중이다. 이 자리를 빌어 두 작가님께 스승의 예를 갖추어 꼭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많은 사람에게 읽고 쓰는 삶을 전파하고 싶은 사명이 생겼다. 몇 년 전부터 작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돕기 시작했다. 직접 주제와 목차 작성 등 기획하고, 초고 작성 및 퇴고하는 법, 출간기획서 쓰는 법, 계약은 어떻게 하는지, 출간 전 준비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었다.      


어느 날, 한 지인이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나에게 딱 한 마디 던진다. 너처럼 글을 써서 작가가 되고 싶다고. 너를 내가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는 농담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아직 히트작 하나 없는 내가 무슨 너의 롤모델이라고. 다시 지인이 정색한다.     

 

“너도 하나의 본보기가 될 수 있어. 직장을 다니면서 그렇게 다작하는 게 쉽지 않잖아? 내가 아는 사람에게 네 책을 선물했더니 너처럼 직장 일도 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로 살고 싶다고.”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 깜냥이 안되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내 할 일만 했다. 그래도 열심히 사는 내 모습을 보고 그런 말을 했다면 조금이라도 감사의 표시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읽고 쓰려고 한다. 굳이 롤모델이 되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이 아마도 저 사람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좀 더 노력하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나도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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