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설날 연휴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쉬는 날은 역시 빨리 지나간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려고 하니 머리가 아프다. 할 일이 태산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깐 산책하면서 작년 연말과 올해 초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또 한 번의 폭풍우가 오면서 또 어떻게 내 인생이 흘러갈지 두려웠다. 실패가 반복되는 것은 여전히 내가 같은 원인을 만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잘못이 있길래 다시 한번 잘 다니던 회사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하지만 기억은 시간이 지나가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강렬했던 순간을 제외하고 어렴풋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생각난다.
그래서 다시 기억을 떠올려 보기 위해 내가 썼던 다이어리와 포스팅한 블로그 글을 다시 살펴보았다. 작년 11월 1일부터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하나씩 천천히 읽어보았다. 사실 그 이전부터 조짐이 있었다는 글도 발견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촉이란 것이 틀리지 않다라는 내용도 내가 썼던 글에서 볼 수 있었다.
기록을 하나씩 살펴보니 그 날에 있었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감정을 느끼고 행동은 이렇게 했구나! 라고 알게 되었다. 인생은 희노애락의 반복이다. 그 일상의 모든 순간을 다 기억할 수 없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인생의 모든 기억을 붙잡고 싶다면 결국 글을 써야 한다. 기록하게 되면 그 당시 기억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민족이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호수가 하나 있다. 일명 “망각의 호수”라고 일컫는 레테 호수가 그것이다. 어느 날 이 호스를 어느 여인이 건너려고 배를 탔다. 배를 젓는 뱃사공이 그녀에게 물었다. 이 물을 마시고 나서 호수를 건너시는 것은 어떠냐고. 그녀는 그렇게 하겠다고 뱃사공에게 대답하면서 물었다. 이 물을 마시면 어떻게 되냐고.
“이 물을 마시면 지난 힘들고 괴로웠던 일을 다 잊으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당신의 행복과 기쁜 추억도 다 잊게 됩니다. 당신 인생의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지요. 아무것도 기억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호수를 한참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마시지 않겠어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희노애락을 잊는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모든 시간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인생 자체가 힘든 날도 있고, 기쁜 시간도 존재한다. 이런 기쁜 추억과 아픈 기억이 공존하는 것이 인생이다. 이것을 잡고 싶다면 평소에 일상을 기록하면 된다.
내가 글을 쓰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바로 이 아픈 기억과 기쁜 추억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설날 연휴에도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기쁜 추억이다. 다만 또 너무 즐겁다 보니 술을 과음하여 다음날 숙취가 심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이런 내용을 일기장이나 블로그 글에 담는다면 언제든지 나중에 다시 꺼내어 회상할 수 있다.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이다.”라고 마르티얼 이란 사람이 말했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과거의 기억을 즐기기 위해서는 꼭 그 기억을 글로 옮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기록을 다시 꺼내어 보는 순간이 바로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부터라도 자신의 인생을 모두 기억하고 싶다면 글쓰기를 시작하자. 글쓰기는 지나간 자신의 과거를 현재의 내가 보듬어주고 위로하고 다시 해석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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