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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12. 2024

자기애가 너무 강하다면 이것이 답이다.

‘자기애’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자기를 사랑함’ 또는 ‘자신의 행복 또는 이익 추구를 위한 마음’이란 뜻이다. 누구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원래 자신부터 먼저 생각하고 챙기는 것이 본능이다. 자기애가 있어야 이 혼란스럽고 불안한 사회에서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다.   

   

나도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것은 누가 뭐라 하거나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해야 한다. 반대로 하기 싫은 것은 때려죽여도 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실행한다. 그래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욕을 먹기도 했다.      


특히 가족에게 미안한 행동을 많이 했다. 30대 초반에는 기술사를 따면 앞으로 내 직업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두 달 동안 주말 내내 학원에 나갔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주말이라도 같이 돌봐야 하는데, 내 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것도 아내와 상의하지 않고, 결정한 것이 아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 자격증이 꼭 필요하다고 나름대로 판단하여 학원에 가야 한다고 한마디 한 것이 전부다. 당연히 듣는 아내 입장에서 나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공부한다고 나가 놓고 결과는 처참했다. 4번 응시하면서 6개월 정도 학원 다녔지만, 모두 떨어졌다.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모든 시간을 나에게만 투자했고, 집안일은 소홀했기에 더 미안했다. 자기애를 넘어 나만 생각했던 이기심의 결과였다.        


한동안 조용히 직장과 집만 오갔다. 그러다가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나서 인생의 큰 위기를 맞았다. 자기애가 강했던 지라 그 여파는 상당했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나는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회사에 내가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느꼈지만, 나의 착각이었다. 자기애를 넘어 오만함의 극치였다.      

자기애를 넘어서게 되면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생각한다. 자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타인을 무시한다.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생긴다. 내가 그랬다. 모든 일을 내 중심으로 생각하고, 겉으로는 남의 말을 들었지만, 결국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잘 된 경우는 거의 없었고, 내 인생 전체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관계, 직장 생활과 내 개인 정신 건강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기애를 아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여, 이것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건강한 자기애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이것을 활용하면 좋다. 이것이 바로 내가 직접 경험했던 방법이다. 바로 ‘글쓰기’다.      


자신의 행동, 생각, 감정을 정기적으로 돌아보면서 기록하는 것이다. 자신이 했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잘못된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인정하고 해결책까지 써본다. 이렇게 써보는 것으로도 충분한 피드백이 되고, 자신의 자기애적 성향을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다.   

  

나도 글을 쓰면서 나의 자기애적 성향을 좀 더 알게 되었다. 글쓰기의 좋은 점은 어떤 문제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 있다. 좀 더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노력해 보려고 했다. 나만 생각하면서 타인을 돌보지 못한 내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예전보다 자기애적 성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자기애가 강하다고 느낀다. 글을 쓴다고 또 집안일이나 아이들 육아에 소홀했다. 작가가 되어 성공하는 것이 나에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 이런 자기애적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 글을 쓰면서 많이 내려놓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자기애적 성향이 강하다고 느낀다면, 오늘 바로 노트북을 켜고 한글창을 열어 내 행동과 말이 타인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한번 써보자. 글쓰기는 당신의 자기애적 성향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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