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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18. 2024

실력보다 태도가 우선이다.

30대 초반 4~5년 차 직장인 시절이다. 신입사원을 지나 이제 업무가 좀 익숙해졌다. 일 처리 속도가 빨라져서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를 데려왔던 사수가 개인적인 일로 퇴사하고, 새로운 팀장이 오게 되었다. 아직 어떤 스타일인지 몰라서 긴장되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이제 새 팀장과 손을 맞추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팀장이 일을 모른다는 판단이 들었다. 업무를 나보다 모르면서 팀장으로 있는 건지 의심이 들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궁금했다. 이 정도면 팀장이 시킨 것은 대충 처리하고 내가 생각한 대로 일을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나도 모르게 자만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팀장이 업무 진행 상황을 물어봤다. 내 나름대로 정리해서 보고했다. 그런데 갑자기 화를 냈다. 왜 나에게 미리 이야기하지 않고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냐고. ‘팀장님이 바빠서 제가 처리하고 보고드리려고 했다.’라고 대답하자 더 크게 소리쳤다.      


“네가 팀장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회사에는 위계질서라는 게 있는 거야!”  

“제가 미리 일해서 잘 처리되면 문제없는 것 아닌가요?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나도 욱해서 맞받아쳤다. 팀장은 더 소리쳤다. 


“네가 지금 나에게 대드는 거냐? 아무리 팀장이 X같이 보여도 예의는 지켜야지!”

“제가 예의를 안 지킨 것은 또 무슨 말씀이신가요? 지금까지 잘 지켰는데요.”

“황상열 대리. 그만 이야기해! 팀장님, 죄송합니다.”     


옆에 같이 근무하던 0팀장이 나를 따로 불렀다. 팀장에 대한 예의와 태도를 지키라고. 회사에서 아무리 네가 일을 잘한다고 해도 위에서 볼 때는 아니다. 팀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일 뿐만 아니라 다른 경험도 탁월해서 저 자리에 있는 것이니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 말씀에 바로 새 팀장에게 가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은 잘하든 못하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태도였다. 실력이 좋아도 태도가 좋지 않으면 어느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 그랬다. 그 후로 나는 새 팀장에게 먼저 보고하고, 업무에서 문제가 생기면 미리 보고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런데 정말 팀장이 말하는 대로 처리하니 해결되는 부분이 많았다. 사람을 단편적으로 보면 안되는데, 그 점을 간과했다. 팀장에게 넓게 보고 멀리 관찰하는 통찰력이 있었다. 그 팀장은 지금 한 사업체의 대표가 되어 잘 나가고 있다.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탈락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후폭풍이 거세다. 선수들이 지쳐서 생각했던 플레이가 나오지 않은 원인인 줄 알았으나, 주장과 한 어린 선수 간의 충돌로 인해 무너진 팀워크가 문제였다. 그날 있었던 일의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그 어린 선수의 태도에 문제가 있었던 건 확실하다. 

이제 막 좋은 팀에 갔다고 오랫동안 국가와 팀을 위해 헌신하고 성과도 만든 대선배에게 실력 하나 믿고 대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사태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당하고도 그 어린 선수를 감싸는 주장의 모습이 참 안쓰럽고 대단해 보인다.    

  

어느 분야에서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앞서는 것이 태도의 문제이다. 특히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더 그렇다. 아무리 꼰대가 많아지더라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상급자에게는 그만한 예의와 태도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 선배도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후배에게 따끔한 충고를 해야 한다. 그 태도가 결국 너를 망칠 수 있다고.      


그 어린 선수도 아직 나이가 어리니 이번 기회에 자신의 실수를 돌아보고, 태도부터 갖추었으면 좋겠다. 나도 여전히 강한 자에게 숙이고, 약한 자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중적인 모습이 있다. 누구에게나 예의 있고 겸손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실력보다 태도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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