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한 토크쇼 프로그램에 배우 한석규가 나온 적이 있다. 역시 내로라 하는 우리나라 배우 중에서도 연기를 참 잘한다고 느끼는 배우다.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는 그는 인터뷰 중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문득 이 질문을 보고 잠시 눈을 감았다. 행복한 순간이 정말 언제였는지 내 자신도 궁금했다. 행복의 정의부터 다시 찾기 시작했다. 행복의 뜻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라고 나온다. 현재의 나는 지금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 주도 매일 업무 회의로 여기저기 회의에 참석했다. 월요일 외부 회의 3건, 화요일 외부 회의 2건, 오늘은 유선 협의 1건 등을 진행했다. 같이 일하는 부서원과 따로 연락하면서 자료를 준비하고 발주처나 추진위원장에게 설명했다. 어떻게 잘 설명했는지 모르겠다. 보통 회의 시간이 1시간이 넘어간다.
끝나고 나오면 진이 다 빠진다. 머리가 아프다.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즐거운 적이 별로 없는데, 왜 계속 잡고 있을까 고민했다. 20년 동안 했는데도 행복하지 않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이제 하기 싫은 일도 지속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다른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 늘 이 일이 끝나고 다른 일을 찾게 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굳게 믿었나 보다.
개인적으로 머리 아픈 일이 많다 보니 일상에서도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었다. 업무 스트레스와 보이스 피싱 사기까지 계속 정신적으로 타격과 상처를 입다 보니 내 인생 자체가 불행하다고 여겼다. 오늘 쓰는 글 제목처럼 가장 행복한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없다. 오늘 오후 유선 협의 1건을 마치고 오랜만에 아이들과 야구장을 찾았다.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다.
가족들이 한화 이글스 팬이라 나도 같이 응원했다. 오늘따라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시원시원하게 경기를 펼쳤다. 안타와 홈런이 나오면서 미리 승기를 잡았다. 선수들이 치는 안타 하나, 볼넷, 홈런 등에 열광했다. 선수마다 다르게 나오는 응원가를 나도 따라 불렀다. 오랜만에 같이 응원하고 있는데,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오랜만에 참 신나게 놀고 웃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 피곤했지만, 경기까지 이기다 보니 행복한 기운이 계속 남아 있었다.
5월부터 이번 달까지 약 4회 정도의 오프라인 강의가 있었다. 백화점 문화센터, 도서관 등에서 글쓰기, 전자책 쓰기, 챗gpt 활용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했다. 이상하게 강의를 시작하게 되면 에너지가 샘솟는다. 앞에 보이는 타인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알려주는 게 즐겁다. 그들의 얼굴을 한 명씩 쳐다보면서 서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아무리 피곤하고 아파도 오프라인 강의를 마치고 나면 한결 기분이 나아지고 좋아졌다.
이제야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즐거운지 알게 되었다. 물론 아직 그것으로 먹고 살기에는 충분하지 않기에 하기 싫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내 본업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벌어 풍족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꼭 풍족하지 않더라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무언가로 수익화시킬 수 있다면 마음도 꽉 채워지지 않을까?
또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느낀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기 위해 야구장을 간 것이 아니라, 야구장을 갔는데 그 분위기 자체에 물들어 행복했다. 행복은 무엇인가를 찾아 가지고 싶다는 소유가 아닌 어디에 있든 내가 만드는 태도와 보는 관점에 달려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오간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했는가? 당신의 인생에서도 분명히 가장 행복한 날이 있다. 아직 오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행복은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공간과 스치는 시간 안에 있다는 것만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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