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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13. 2024

모든 일은 내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작년 가을 20년 사회생활 중 가장 오래 다녔던 회사에서 비자발적으로 나오게 되었다. 불안한 경제 상황과 나의 많은 잘못과 실수 등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제 나이도 있다 보니 같은 직종의 다른 회사로 이직도 쉽지 않았다. 대기 발령을 받은 날부터 또 방황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집에 가서도 잠이 오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티를 내지 말자고 해놓고 쉽지 않았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바로 얼굴에 드러난다. 그것을 잘 아는 아내도 아이들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도 얼굴은 이미 울상이다. 한숨만 계속 나왔다. 아무래도 같이 있으면 더 그럴 것 같아서 잠시 밖으로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다.      


다행히도 다른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하지만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만만치 않았다. 다시 시작되는 발주처의 잔소리가 달갑지 않았다. 당연히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대로 맞춰야 하는데, 자꾸 잔소리에 주눅이 들었다. 자신감 있게 하자고 다짐해도 회의가 끝나면 에너지가 다 뺏겨서 지쳐버렸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당연히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데, 이미 내 마음은 불구덩이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사기까지 당하고 나니 내 마음은 저 동굴 밑으로 들어갔다. 왜 이런 좋지 않은 일이 계속 일어나는지 답답했다. 그것을 넘어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어떤 누구와 만남도 귀찮았다. 그래도 회사 일은 해야 했다. 그 이후는 누워만 있었다. 왜 자꾸 내 인생은 이렇게 나쁜 일만 일어나는지 푸념만 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과 불평을 쏟아냈다.      


아무래도 이렇게 있다가 더 바닥으로 내려갈 것 같아 다시 책을 들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몇 권의 책을 다시 꺼냈다. 펼쳐 보이는 페이지마다 닥치는대로 읽었다. 책에서 나오는 공통된 구절을 만날 수 있었다. 내 마음이 지옥처럼 힘든 것은 그 일의 결과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자신의 마음 상태라는 것을.      

이미 일은 벌어졌는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탄하고 불평하다 보니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나 사건에 총구를 당긴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실직이나 사기를 당한 것도 내가 만들어낸 부정적인 마음이 원인이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하다 보니 자꾸 도망가고 피하고 싶었다.      


다시 한번 힘을 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로 다짐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 일에서 의미를 찾아 좋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나도 모르게 어떤 나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왜 내 인생은 이렇게 풀리지 않는다고 자책한다면 아무런 성장도 이룰 수 없다.      


모든 일은 내 마음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오늘 하루만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충실하게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같이 알게 되었다. 일의 성패는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오늘 하루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살았다.      


앞으로 더 많은 실패와 좋지 않은 일이 닥쳐올 것이지만, 내가 믿는 대로 마음의 양상에 따라 인생이라는 영화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같이 한번 믿어보자. 결국 내가 만드는 마음이 근사한 인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빨리 가져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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