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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17. 2024

인생에는 각자의 때가 존재한다

몇 달 동안 한 권의 책을 조금씩 정독하고 있다. 주변 사람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평생을 두고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고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소로의 자연주의적 사상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강조하면서 현대 사회의 물질적 욕망을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이 책으로 갑자기 유명해지지 않았다. <월든>이 처음 출간했을 때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상과 잘 맞아떨어져 그도 현대 환경 운동과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변신>으로 유명한 카프카는 죽고 나서 이름을 날리게 된 작가다. 그도 생전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썼다. 생전 출판한 몇 편의 단편 소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죽은 후 친구 막스 브로트가 <변신> 등 남긴 작품을 출간되고 나서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평생동안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하자 큰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다. 실제로 죽기 전 유언으로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이 쓴 작품을 모두 불태워 달라고 했으니, 그 마음이 정말 공감되었다. 다행히 친구는 그의 부탁을 무시한 것이 오히려 카프카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릴 수 있었다.      


추리작가로 유명한 애드거 앨런 포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그의 추리소설은 많은 추리소설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한 편만 읽어봐도 치밀한 플롯 구성 등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카프카와는 다르게 생전에도 어느 정도 작가로 인정받았지만, 판매량이 저조하여 전업 작가로써의 삶은 꿈꿀 수 없었다.      

편집자, 비평가, 기자 등다른 일을 하면서 작가 생활을 병행했던 그도 죽고 나서 더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평생동안 애드거도 고통에 시달리면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인정받지 못하는 재능과 계속되는 가난 속에서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 문제를 겪었다.      


지난 <유퀴즈>에 나온 지승현 배우도 약 20년 가까이 무명 생활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무리 오디션을 봐도 배역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서 조금씩 기회를 잡아나갔다. 2015년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에 캐스팅되어 촬영까지 마쳤지만, 여러 문제로 방송되지 못했을 때 큰 좌절감과 우울증에 빠졌다.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이 작품마저 망하면 더 이상 배우는 포기하기로 다짐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하지만 이 작품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계속 조연으로 캐스팅되어 연기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결국 그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2023년과 202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유명인 뿐 아니라, 주변 지인을 봐도 인생에는 각자의 때가 분명히 존재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전성기는 꼭 한번 온다는 의미다.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려지든 알려지지 않든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생각했을 때 일이 잘 풀리고 있거나 예전보다 조금 나아지는 중이라면 지금 그 시절이 오는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      


나도 2015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이제 올해로 딱 10년 차가 되었다. 별로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동안 참 많은 글을 내 스타일대로 썼다. 그 글을 많은 SNS에 올리고, 가끔 그 글을 모아 수정하여 책으로 내기도 했다. 내 글을 많은 사람이 읽어주고 공감해 줄 때마다 감사하다. 

     

카프카나 애드거 앨런 포가 생전에 느낀 그 감정도 충분히 느끼는 중이다. 전업 작가로 살면서 인정도 받고, 넉넉하게 생활하고 싶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보니 그때를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계속 쓰다 보면 꼭 생전에 인정받지 못해도 나중에 한 편이라도 많이 읽어주지 않을까 하는 상상한다. 언젠가는 반드시 작가로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지금 자신의 인생이 힘들고 잘 풀리지 않는다고 여긴다면, 아직 자신의 때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좀 더 비바람을 맞으면서 앞으로 나가면, 반드시 근사한 맑은 날을 만나게 된다. 여러분의 근사한 시절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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