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2년 전 인생의 어둠을 만났다. 참으로 깊은 동굴로 들어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 밀려왔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밤에 홀로 나가 돌아다니면서 방황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 인생 처음으로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느낀 시절이다. 부정적인 생각만 계속 떠오르고, 내 마음에는 일말 희망조차 없었다.
하루 종일 방에서 누워만 있다가 밤이 되자 다시 나갔다. 가족들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아무런 대안도 없었다. 30분 정도 걸었을 때, 이상하게 하나의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어린 시절 독서를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던 기억이 났다.
광화문 교보문고로 무작정 찾아갔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눈에 띄었다. 그 책을 손에 들고 읽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몰입했다. 그 자리에서 반 정도를 읽었는데, 시계를 보니 30분이 지나 있었다. 책 내용을 보면서 뭔가 가슴에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다시 살 수 있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했던 생존 독서는 글쓰기까지 이어졌다. 독서하면서 느꼈던 내 감정과 생각을 글로 옮겼다. 독서와 글쓰기를 병행하니 그 책에 대한 정리가 잘 되었다. 생각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작가의 꿈도 생겼다. 그렇게 읽고 쓰는 삶을 만나면서 내 인생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글 쓰는 엔지니어로 살게 되었다.
아직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못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읽고 쓰는 강연/강의하는 내 모습을 보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읽고 쓰면서 조금씩 내가 그리는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언젠가는 읽고 쓰며 강의하는 일을 죽을 때까지 업으로 삼고 싶은 꿈을 꾸는 중이다. 읽고 쓰는 삶을 만나면 다음과 같이 달라질 수 있다.
첫째, 생각의 깊이가 달라진다. 책을 읽으면 다양한 지식과 작가의 시선을 흡수할 수 있다. 그것을 글로 옮기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자신의 시선에서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사고가 더 깊어진다. 어떤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통찰할 수 있다.
둘째, 자기 표현 능력이 늘어난다. 독서를 통해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요약할 수 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각이 더 명료하게 정리된다. 두 번의 요약을 통해 전달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구사하게 되는 어휘력도 많아진다.
셋째, 감정 조절 능력이 좋아진다. 독서는 그 저자의 시선을 통해 타인의 삶과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면서 다시 한번 들여다 볼 수 있다. 읽고 쓰는 습관이 계속되면 자기 성찰과 감정 조절 능력이 강화된다. 감정 조절만 잘해도 인생이 편해진다.
넷째.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같은 저자가 많다는 사실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밖으로 배설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다섯째, 자신의 창의력이 증가한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문제를 보게 되면서 창의적인 해결책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글쓰기는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체화 하는데 도움 줄 수 있다.
10년째 읽고 쓰다 보니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읽고 쓰는 삶의 예찬을 들려주고 싶다. 당장 큰 인생의 변화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혹시 요새 자신의 인생에 힘든 일이 있다면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한 페이지라도 읽자. 그 페이지에서 찾은 한 문장을 음미하자. 현재 처한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적용하자. 그것을 글로 옮겨보자. 읽고 쓰다 보면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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