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의 부상 소식을 들었다. 이제 30대 초중반의 나이에 들어서 축구 선수로도 노장에 속한다. 손흥민 선수는 부상 관리를 잘하는 선수 중의 한 명이지만, 몇 년 동안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와 국가대표 A매치를 병행하다 보니 탈이 났다. 아무리 몸 관리를 잘해도 한 달에 6~7경기를 뛰게 되면 부상의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이번 부상으로 2년 만에 장기이탈도 고려되고 있다.
박지성 선수도 비슷한 상황이다. 책임감 하나로 자신의 몸을 혹사한 결과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무릎 수술만 2번 했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는 리그 경기를 뛰게 되면 3~4일은 훈련 자체를 못하고 누워 있어야만 했다. 무릎에 물이 차서 더 이상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축구사에 엄청난 성과를 내서 찬사를 받고 있다.
손흥민 선수와 박지성 선수는 우리나라 축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너무 잘하는 사람을 예로 들었다고 뭐라 할 수 있겠지만, 이 두 사람은 축구 하나로 탁월함에 이르렀다. 탁월해진다는 이야기는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뜻이다. 아니 그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 사람이 아니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주변 지인을 봐도 어떤 분야에서 탁월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본업으로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분야만 봐도 탁월한 사람을 많이 보게 되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면서 일하는 선배나 동료, 후배가 그들이다. 그렇게 시간까지 쌓이게 되니 그 경험을 무시하지 못하게 되었다. 탁월해진다는 것은 바로 “이것”을 견디면서 버티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불편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편안함을 추구한다. 불편해지면 스트레스가 찾아온다. 내가 그랬다. 20년째 하고 있는 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일이 그런 면이 있다. 일 자체는 재미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3D 업종이다. 을의 입장에서 발주처나 지자체 공무원의 지시나 요청사항을 잘 들어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갑질 등으로 인해 상처도 받으면 불편하다.
또 소수 인원이 여러 일을 동시에 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야근이나 주말에도 출근할 수 있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요새 풍조에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 회사에 이제 중역이 된 선후배, 동료를 보면 다 그런 불편함을 이겨내고 그 자리까지 간 것이다. 나는 그 불편함이 싫어 잠시 다른 직종으로 외도했다. 생각만 한 것이 아니라, 정말 불편해서 업종을 바꾸고 싶어 실행했다. 반쪽 성공이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불편함을 느끼면서 글을 썼고, 여러 책을 출간한 경험이 생겼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불편함을 계속 견디면서 나아갔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 글쓰기는 그래도 조금 탁월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작년 다니던 건축회사 개발팀에서 나오게 되고, 다시 엔지니어링사로 돌아갔다. 불편함이 싫어 떠났던 예전 직종으로 돌아온 것이다.
처음에는 다시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지금은 그 불편함을 같이 안고 다시 도전하고 있다. 아마도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내 본업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주중에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아니 그것을 넘어 성과도 낼 수 있게 잘해야 한다. 그게 프로다.
탁월해진다는 것은 성과도 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시간에는 육아, 강의, 글쓰기 등도 탁월해지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더 노력해야겠다. 노력이 아니라 이제는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하기에 더 불편함에 몸을 맡긴다. 몇 년간 편안함에 취했다가 더 불편해지는 상황을 겪었다. 인생은 어차피 불편함과 편안함 모두를 아우르며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다.
지금 불편하게 살고 있는가? 곧 탁월함에 이른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신은 참 인간에게 인생을 공평하게 배분했다. 고통이 없다면 성장도 없다. 불편함이 있으니 탁월함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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