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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28. 2024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강해진다


작년 여름,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건설업계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제가 8년 가까이 일했던 회사도 어려워졌습니다. 비용 절감과 인원 구조조정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불안과 초조함이 밀려왔습니다. 이상하게도 몸까지 더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퇴근 후에는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어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멍하니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어지럼증도 계속되었고, 체력이 나이가 들수록 떨어진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 달쯤 이어지면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가족에게 계속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읽던 책에서 한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삶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나가라. 그냥 산책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행운을 느낄 수 있다." 이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집 앞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막내는 킥보드를 타고 저는 함께 걸었습니다.     


약 30분이 지났습니다. 그날, 오랜만에 상쾌함을 느꼈습니다. 막내가 킥보드를 타는 모습을 보며 미소가 지어졌고, 계속되던 두통도 사라졌습니다. 운동의 효과인 것 같았습니다. 30분 정도 더 걷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샤워를 하고 나니 기분이 더 좋아졌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이 기분 개선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을 것 같아 다음 날 근처 헬스장에 등록했습니다. 할인 이벤트가 있어 기쁜 마음으로 1년간 등록했고, 주 3회, 최소 30분씩 운동할 시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30분 이상 근력 운동을 하고, 출퇴근과 출장 포함 하루에 1만 보 이상 걸었습니다. 주말에도 매일 1시간 이상 운동하고 걸었습니다.     


이제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뱃살은 많이 줄었고 근육량이 증가했습니다. 체중도 2~3kg 줄어 60kg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체지방률도 약 12%로 조절되었습니다. 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확실히 감정과 마음이 예전보다 안정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조급함이 사라졌습니다.     


작년 말에는 권고사직으로 직장을 잃었고, 올해 초 다시 이직했지만 일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봄에는 큰 사기 사건으로 상당한 피해도 입었습니다. 나쁜 일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완전히 무너진 기분이었고, 사기 사건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사건 이후 한두 달 동안 다시 망가진 느낌이었습니다. 일 외에는 집에 오면 그냥 침대에 누워 있기만 했고, 헬스장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상실감이 너무 커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되었습니다.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연락도 받지 못했고, 시간만 허비하던 어느 새벽에 문득 일어났습니다.      

불안했지만, 더 이상 이렇게 지내다가는 정말 회복하지 못할 것 같아 다시 몸을 움직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헬스장으로 향했습니다. 근력 운동과 달리기를 함께 했습니다. 운동에 집중하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땀 흘린 후 샤워를 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다시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몸이 좋아지니 마음도 따라왔습니다. 큰 사기의 피해자가 되면 보통 사람들은 1~2년 이상 황폐한 상태로 산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심한 경우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저는 운동 덕분에 3개월 만에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평일 아침마다 항상 6시에 일어나 약 30분 정도 운동을 합니다. 헬스장에 갈 수도 있고, 집에서 간단히 푸시업이나 스쿼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운동 후 출근하면 상쾌하지만, 운동하지 못한 날에는 온몸이 찌뿌둥합니다. 운동을 하면서 인생에 대한 시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편안하게 살고 행복한 삶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몸이 좋아지면 정신 건강도 긍정적으로 변화합니다.     


'뉴진스님'으로 유명한 개그맨 윤성호 씨도 지난해 운동을 통해 힘든 시기를 극복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지금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나가 봅시다.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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