晩秋(만추)

by 황상열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잠이 오지 않고 마음은 쓸쓸하여 핸드폰 연락처를 열어보지만,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못하는 외로움이 밀려오는 날. 아마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날이 가을이 깊어가는 밤이 아닐까.


어제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깊어가는 가을하늘을 쳐다본다. 어둠이 깔려오고 조금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깐 눈을 감았다. 자꾸 잊으려해도 지나간 그 시절의 추억과 그리운 사람이 떠오른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스쳐 지나간 인연이지만 그 시절만큼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으니.

현빈과 탕웨이가 나오는 ‘만추’를 오랜만에 보려고 한다. 수감중에 돌아가신 어머니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3일 휴가를 나온 애나(탕웨이)는 우연히 훈과 만나서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줄거리의 영화다. 영화 제목처럼 참 늦가을의 분위기가 어울린다. 개봉할 때 1번, 작년 가을에 1번을 봤는데, 볼때마다 느낌이 틀리다. 이번에 보면 어떨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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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외로움을 많이 탔다. 전학을 가서 따돌림을 좀 당하고 나서 내성적인 성향도 강해졌다. 사춘기 시절 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로맨틱 코미디나 감성적인 영화를 보면서 얼른 어른이 되어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한 것 같다. 꼭 가을이 되면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서 결혼 전에는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주위에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녔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내 마음도 또 쓸쓸해진다. 집에 가면 예쁜 아이들과 아내도 있어 편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또 이 계절이 되면 센치해지는 특유의 감정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그 외로움을 채워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 가을에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연락을 해서 커피 한잔 마시며 그 시간을 채워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시간이 다 채워질때면 이 가을도 끝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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