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어느 방송국의 동명제목인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나서다. 우리나라 유명가수들이 해외에 나가 야외에서 버스킹 즉 거리공연을 하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일요일 밤늦게 이 프로그램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힐링을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원작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 얼마 전에 다시 한번 정주행했던 영화 <비긴 어게인>이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의 만남과 <마룬5>의 리더 애덤 리바인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영화다. 처음에 보기 전에는 스타가 된 전남친에게 차인 여자 주인공이 한물간 프로듀서와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뻔한 사랑 이야기일줄 알았다.
여자 주인공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분)는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 분)가 메이저 음반회사와 계약하게 되어 같이 뉴욕으로 오게 된다. 같이 축하하고 행복도 잠시 오랜 음악 동지이기도 했던 데이브가 변하자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왕년에는 잘 나가는 음반프로듀서였지만 회사에서 해고되고 아내가 바람나자 미치기 일보 직전의 댄(마크 러팔로분)은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고 같이 음반을 제작해 보자고 제안한다.
그레타와 댄은 사랑에 배신당한 영혼들이다. 그렇게 둘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뉴욕거리를 걸으며 같이 음악을 들으며 가까워지고 서로 치유해 나간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처럼 변하거든. 지극히 따분한 일상까지도 의미를 갖게 하는 것. 그것이 음악이야.”
이 대사를 들으면서 정말 음악이 어떤 순간은 특별하게 만든다는 것을 공감한다. 그렇게 그레타는 전남친 데이브에게 보이스 메일로 노래를 부르며 과거의 데이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아픈 상처를 내려놓게 된다. 댄과 그레타는 서로에게 가까워지나, 음반이 완성된 후 전 아내와 딸에게 댄은 돌아간다. 그리고 그녀가 보낸 보이스 메일을 들은 전남친 데이브가
“그레타, 내가 너를 놓친 것은 실수야. 토요일 자신의 콘서트에 와라”고 초대한다.
수락한 그레타는 콘서트장으로 향하는데...
영화를 다 본 소감은 사랑에 상처받아 길을 잃었지만, 음악을 통해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한 여자의 성장일기를 본 듯 하다. 이 영화에 제목에서 무엇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사실 잘 모르겠지만, 키이라 나이틀리 가 분한 그레타의 인생이 다시 시작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나오는 음악과 노래들은 하나같이 주옥같다. 5년전에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 OST를 구매하여 몇 달은 들었던 것 같다. 음악이 주는 치유의 힘은 강력하다.
이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 영화중의 하나이다. 오늘 같은 날 이 영화와 음악을 통해 가을을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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