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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기록하는 자의 몫’이다

by 황상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글쓰기 강의나 강연하고 나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 “평소에는 쓸거리가 참 많은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생각이 잘 나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 글을 쓸 때 나도 그랬다. 쓸거리가 참 많다고 평소에 느끼다가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켜고 한글창을 열면 내 머릿속은 하얗게 된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이가 드니 기억이 오래가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기억은 얼마나 지속될까?


사람의 기억은 몇 초에서 평생까지 다양하게 지속될 수 있다. 사고나 사기, 이별, 이혼, 파산 등 자신 인생에서 강력한 사고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따라다닌다. 그 외에 일상적인 일은 길어야 1시간이 지나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세상이 점점 빨라지고 정보의 양이 넘치다 보니 받아들이고 버리고의 반복이다.


전업 작가가 아닌 이상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본업이 먼저고 글쓰기는 나중이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 일이 많은 일상인데, 그것을 글로 표현하자니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내가 무슨 글을 쓰냐고 포기한다. 나중에 쓰자고 미룬다. 영원히 글을 쓰지 못하게 된다. 주변에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씁쓸하다. 어떻게 해야 이 방법을 해결할 수 있을까?


강의 때 항상 이야기하는 구절이 있다. <닥치고 글쓰기>과 <닥치고 책 쓰기> 첵에도 언급했다. “기억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라는 구절이다. 지금 무엇을 써야겠다고 생각나면 기억하지 말아야 한다.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잡아야 한다.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기록해야 한다. 기록해야 잡을 수 있다. 쓰기 위해서는 우선 메모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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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은 메모에 있다. 하루에 몇 번씩 수시로 떠오르는 글감, 아이디어를 붙잡기 위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메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메모는 어떻게 보면 가장 처음 하는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기록 자체가 전체 글쓰기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글쓰기를 시작하고 잊지 않기 위해서 같이 메모를 병행했다.


메모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메모는 기억을 강화하고 정보를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메모하면 자신이 지우지 않는 한 계속 간직할 수 있다. 생각이 나지 않을때마다 자신만의 메모장을 펼치면 기억이 떠오른다. 둘째, 그 순간을 잊지 않고 잡았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하고 중요한 점을 다시 상기할 때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셋째, 계속 나중에 꺼내어 볼 수 있다. 다시 기억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을 줄인다.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 잡아야 한다. 생각 잡는 유일한 도구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메모다. 메모를 잘 할 수 있는 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주요한 내용만 간단하고 명확하게 쓴다. 글씨가 악필이어도 상관없다. 나만 잘 알아볼 수 있게 떠오르는 내용을 빨리 쓰는 게 중요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둘째, 제목이나 날짜를 적어 언제든지 찾기 쉽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무엇을 메모했는지 언제 내가 정리했는지 등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날짜와 제목 등으로 잘 목록화시켜 언제든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자.


셋째, 중요한 아이디어 부분은 밑줄이나 색상으로 강조하자. 나도 회사 업무시 다이어리에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다. 며칠 동안 회사 업무로 인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며칠 후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놓치지 않기 위해 바로 일어나서 메모장에 적었다. 그리고 밑줄을 치고 계속 읽었다. 그만큼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넷째, 리스트, 마인드맵 등 정리된 도구를 활용하여 메모하자. 이런 도구를 사용하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요새 ‘펠로’ 라는 ai가 있는데, 좋은 점이 마인드맵을 자동으로 쓸 수 있다. 요새 일이 바쁘면 ai 도움으로 마인드맵을 써서 잘 처리하고 있다.


위 4가지 방법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글을 잘 쓰는 법은 단순하다. 생각을 먼저 붙잡고, 손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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