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라이팅 스쿨 수강생들과 함께 한 종이책 공저 3기는 이제 초고 완성 후 계약을 앞두고 있다. 개인 저서 13번째 책도 조금씩 원고를 쓰고 있다. 여러 콘셉트로 기획하여 동시 다발적으로 매일 다양한 글을 책 원고 겸 블로그에 같이 올리는 중이다. 주중에는 회사 업무로 출장도 많다 보니 요샌 잘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해가 바뀌어 직장생활도 어느덧 21년 차가 되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렀다니 나도 놀랍다. 오전 오랜만에 첫 회사 사수와 통화했다. 나보다 7살이 많은 형님도 이제 50대 중반의 나이다. 21년 전 첫 회사 입사했을 때 형님의 직급은 과장이었다. 신입 사원에게 과장이란 직급은 참 높았다. 그에게 많이 혼나면서 업무를 배웠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도 참 많은 어려움이 많았다.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발주처와 지자체 공무원에게 많은 갑질도 당했다. 다음 회의 자료를 만들면서도 발주처 담당자와 지자체 공무원이 또 뭐라 할까 봐 미리 겁먹었다. 오늘은 또 뭐라고 할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막상 회의에 가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사 직급을 달고 작년 지금 다니는 회사로 이직했다. 여러 회사를 전전하면서도 이사까지 달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젠 “어떤 일에 대한 결과는 알 수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알게 되어 그런지 마음이 예전보다 무겁지 않다. 회의 자료를 만들어도 상대방의 반응이 어떨까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어차피 부딪혀 봐야 아는 사항이다.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면서도 이번 책은 잘 되겠지 라는 기대를 많이 했다. 많은 사람에게 초고도 보여주고 괜찮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하지만 역시 출간하고 나서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하거나 반응이 좋지 않으면 힘이 빠졌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그 동안 했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주변에 보면 한두 권 책을 쓰고 반응이 영 아니다 싶으니 그 뒤로 글을 쓰지 않는 작가가 많아졌다. 책 한 권이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지인 작가도 이제는 글을 쓰지 않는다고 소식을 전했다. 왜 쓰지 않냐고 했더니 책을 내봐야 이제 결과도 뻔한데 힘들게 쓸 이유가 없다고 한다. 이해는 되지만, 일이란 것이 잘될 때도 있고, 풀리지 않을 때도 있지 않겠는가?
11년 차 작가가 되었다. 한 가지 분야에서 10년 이상이 되면 전문가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난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그저 매일 쓰다 보니 이제 글쓰기가 익숙해진 정도다. 계속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언젠가는 나도 내 작품 중 한 권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와 글을 쓰는 작업이 고통스럽지만 내 존재 가치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어떤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한두 번 해보고 생각보다 성과가 크지 않거나 실패하면 포기한다. 물론 자신을 잘 알아서 포기할 수 있지만, 한 번 더 도전했을 때 이미 이전의 경험이 있다 보니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나도 그 확률을 계속 높여 나간다고 생각하면서 쓰고 있다. 아마도 올해 다시 나올 나의 새 책에 대한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운이 좋아서 이전 책보다 더 좋아질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저 매일 쓰다 보면 내가 평생을 목표로 남기고 싶은 불멸의 역작도 쓸 수 있지 않을까? 괴테의 <파우스트>처럼. 이젠 웹소설도 한번 관심이 생겨 도전해 보려 한다. 여러 장르의 글을 쓰면서 내가 겪었던 경험, 알고 있는 지식은 모조리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남은 인생의 목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남은 인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고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자. 그저 지속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만날 확률은 반드시 높아지니까. 나는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 오늘도 한 편의 못난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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