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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작가님

by 황상열

주말에 오랜만에 서점을 갔다가 우연히 제목보고 집어든 책이다. 안 그래도 요새 좀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아서 독서와 글쓰기도 최소한으로 하면서 쉬고 있다. 건강도 좀 좋지 않은지 자꾸만 뭘하려고 해도 늘어진다. 제목대로 참 오랜만에 긴 시간을 두고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신 하완 작가님도 남들과는 다르게 대학도 4수만에 갔고, 취업도 늦은 나이에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야 남들처럼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그 나이에 맞는 매뉴얼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는 억울함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릴때부터 그 나이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나만의 프레임을 갖추고 살았다. 수능시험을 망쳤으나 20살에 제대로 대학생이 되고 싶어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수를 하지 않았다. 21~22살에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를 갔기 때문에 22살에 늦게 공군에 입대하였다. 27살 대학 졸업반 시절에는 어떻게든 졸업전에 취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모든 취업 실패 후 작은 설계회사에 들어갔다. 32살까지 결혼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목표도 이루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꼭 그 나이때까지 뭘 해야하는 강박관념에 스트레스도 많았다. 뒤늦은 사춘기와 방황이 시작되고, 여러 번의 이직과 결혼생활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너무 노력해봐야 허사라는 사실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 책도 아마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제목만 보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지 마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남들 기대치에 맞추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무작정 열심히 살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40살 이전의 나는 늘 남에게 어떻게 보여질까라는 판단 아래 내 인생을 거기에 맞추어 살아왔다. 당연히 자존감은 바닥이고, 고집만 세서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도 내 인생은 풀리지 않을까 하고 한탄만 했다. 근데 내 인생의 방향이 정확히도 모른채 열심히만 살아도 안되는 것에 대해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책을 계속 써야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사실 좀 오래 고민했다. 많은 책을 내고 싶지만, 아직은 부족한 실력에 내 욕심만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5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작가라고 생각하고, 책이 팔리고 안 팔리는 것은 내 영역 밖의 일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제목이 던져주는 의미는 읽는 독자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를거라 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침대로 던지며 마지막으로 외쳤다.


“자 다시 열심히 살아볼까? 단 내가 원하는 인생의 방향에 맞추어서 말이야. 남들이 뭐라해도 내 길을 간다. 나는 될 수 밖에 없다. 될 때까지 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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