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작가님!”
올해 초 마트 문화센터에서 <닥치고 책 쓰기> 강의가 끝나고 한 수강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나에게 질문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깊은 한숨을 내쉰다. 나는 바로 답하지 않고 수강생을 잠시 응시한 후 질문했다.
“글을 왜 쓰려고 하나요? 그냥 써보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요?”
“어린 시절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데, 주변에서 자꾸 말려서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서요.”
“그럼 하루 한 문장만 써보세요. 책에서 본 문장, 오늘 있었던 일, 먹은 음식 등 어떤 것도 좋으니 한 문장만 쓰시면 글쓰기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그런데 한 문장만 쓰는 것도 글쓰기라 할 수 있나요?”
“A4 한 장을 처음부터 채울 생각만 하니 글쓰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 겁니다. 저도 5줄 이상 쓰지 못했거든요. 그러나 한 문장이라도 쓰면 그 다음 문장도 이어나갈 수 있구요.”
수강생의 얼굴이 밝아졌다. 강의실을 나가면서도 연신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도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다면 당장 오늘부터 한 문장만 써보길 권한다.
처음부터 잘 쓰지 않아도 된다. 길게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딱 한 문장만 오늘 하루 딱 10분만 내어 당신의 마음을 꺼내보자. “오늘은 약간 슬펐다.”, “비가 내 얼굴을 적시니 기분이 좋았다.”, “따뜻한 햇살이 나를 안아줬다.”, “오늘 하루 상사에게 욕을 먹지 않아 다행이다.” 등 어떤 형태로도 쓰면 된다. 이렇게 쓰기 시작한 한 문장이 쌓일수록 시간이 지나 당신을 설명해주는 찬란하고 멋진 기록이 될지 모른다. 하루 한 문장을 쓰면 다음과 같은 점이 좋아진다.
첫째,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한 문장이라도 써 보면 내 마음이 정돈되고 감정이 가라앉는다.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 기록하는 습관을 장착할 수 있다. 한 문장씩 쓰다 보면 어느 새 매일 무엇인가 남기는 사람이 된다. 일기 한 편, 책 원고 한 편도 결국 한 문장에서 시작된다. 나도 어떻게든 한 문장을 쓰기 시작하다 보니 분량을 채울 수 있었다.
셋째, 자기표현이 더 쉬워진다. 마음속에 감추었던 것이 글로 나타난다. 나 자신을 좀 더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다. 나도 매일 쓰다 보니 말로 할 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좀 더 쉬웠다. 하루 한 문장씩 쓰면 쓸수록 자신감이 붙는다.
넷째, 작은 성취감이 쌓인다. 오늘도 한 문장을 써서 글쓰기를 완료했다는 자기 만족이 생긴다. 하루 한 문장으로 표현하니 글쓰기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하다. 무엇인가를 작게라도 해냈다고 믿으면 자존감도 올라간다.
다섯째, 글쓰기의 문턱이 낮아진다. 계속 매일 하루 한 문장을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글쓰기가 익숙해진다. 글쓰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이렇게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속 쓰게 된다. 내가 그 장본인이다.
며칠 후 그 수강생에게 이메일이 왔다. 후기 선물로 전자책을 보냈는데. 답장이 온 것이다. 덕분에 매일 한 문장씩 쓰게 되어 감사하다는 내용이다. 벌써 일주일 째 지속하고 있다고. 작은 실행이 결국 그녀를 쓰는 사람으로 탈바꿈시켰다. 글쓰기가 어렵다면 딱 하나만 기억하자. 닥치고 오늘 하루 한 문장만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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